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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2 20:58 수정 : 2005.01.12 20:58

자연과 입맞추니 너무 신선
살충제 등 안쓰고 부식토 사용
자연순환원리에 맞춰 작물 재배

“더 단 사과, 더 푸른 상추, 더 신선한 우유, 설탕 없는 꿀, 2주 이상 신선하게 보관되는 당근.”

땅을 살리고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쓰지 않으면서, 우주의 자연 순환원리에 맞춰 작물을 재배하는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생명활성농업)’으로 생산한 작물들이다.

진보적 통신사 〈인터프레스서비스〉가 11일 소개한 이탈리아의 바이오다이내믹 농업 현황을 보면,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400곳으로 경작면적만 5천㏊에 이른다.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으로 생산한 작물은 이탈리아 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연간 총수입은 2700여만달러에 이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농법을 쓰는 사람들은 옛 농사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부식토(유기물질이 분해된 흙)를 쓴다. 〈인터프레스서비스〉는 농업경제학자 마르첼로 로 스테르초의 말을 따 “식물은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만들거나 자연에서 얻을 수 있고, 건강한 생물”이라며 “이런 자급자족적 순환이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농부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게 된다”고 전했다.

바이오다이내믹 기술은 1924년 독일에서 신이 아닌 사람 중심 철학을 배경으로 개발됐다고 통신은 설명한다. 순환경작으로 흙을 건강하게 하고, 음·양력별 시기를 따져 씨뿌리기나 수확을 하게 된다. 통신은 “바이오다이내믹 농업 지지자들은 이 농법이야말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모델 가운데 가장 발전된 형태이고, 생태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유기농법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롬바르디아 지역 농산물 회사인 카시네 오르시네는 350헥타아르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경작한다. 이 회사는 일반 농법보다 인력을 5배나 더 들여 우유, 소고기, 치즈, 시리얼, 쌀, 밀가루를 생산한다. 이 회사 알도 파라비니 사장은 “주요 생산물은 우유다. 우리는 땅과 젖소에 관심을 쏟는다. 쇠뿔을 잘라내지 않고, 소에게 특별한 먹이를 준다. 소들은 짚 위에서 잔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중부 지오베에서 6헥타아르 규모로 바이오다이내믹 양봉업을 하는 베르데알로조의 마르코 로시 사장은 “벌에게 설탕을 먹이지 않고 더 많은 꿀을 만들게 하지도 않는다”며 “꿀벌통은 사람과 소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고, 꿀벌통 벽은 무독성 페인트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다이내믹 농산물 95%는 신선한 상태로 팔리고, 나머지는 화장품이나 섬유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으로 생산된 작물도 품질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기관은 40개국 3천여 생산자가 소속된 ‘데메테르 협회’, 스위스 생명공학협회가 만든 ‘스위스 바이오’, 유럽연합 등 3곳이다. 이탈리아에서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으로 생산된 농작물 가운데 3분의 2는 북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에 팔린다. 가격은 일반 작물보다 평균 50% 더 높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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