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야외 음악 공연장에서 레이저 쇼를 즐긴 관람객 30명이 실명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14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지난 5일 모스크바 외곽 블라디미르시 인근에서 열린 한 음악 축제에 참석했던 관람객 30명이 행사 이틀 뒤 눈에 통증을 호소, 안과 병원을 찾았다 망막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16~30세로 젊은 나이인 이들 중 일부는 최고 80%까지 망막이 손상되면서 시력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남성은 "보통 콘서트장에서 레이저 빔은 하늘을 향해 쏘는 것인데 그날은 비가 많이 와 주최 측에서 밤샘 댄스 파티를 위해 무대 위에 천막을 쳤고 레이저 빔이 가끔 사람들이 있는 천막 아래를 비췄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태양을 노려 볼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3일 후 병원에 찾아갔더니 혹 야외 활동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더니 바로 입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의사들이 그 상처가 결코 술 등 다른 원인이 아닌 레이저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주최 측에 손해 보상을 요구할 태세다.
한 레이저 장비 대여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뜻밖인데 기술진의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누군가 작은 무대 공간에 레이저를 마구 쏘아 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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