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12년만에 베오그라드서 붙잡혀
세르비아 EU 가입에 청신호 전망
세르비아 EU 가입에 청신호 전망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의 주범으로 13년 동안 국제사회의 수배를 받아온 전범 용의자 라도반 카라지치(63)가 21일(현지시간) 베오그라드에서 전격 체포됐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실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카라지치가 이날 밤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 보안요원들에 의해 체포됐으며 세르비아 전범재판소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카라지치가 현재 재판소에서 DNA 검사를 포함한 신원 확인 절차와 함께 밤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전범재판소도 카라지치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세르게 브라메르츠 재판소 수석 검사는 "카라지치 체포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카라지치는 베오그라드에 있는 세르비아 재판소에서 조사를 받은 뒤 조만간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될 경우 그는 ICTY에서 재판을 받는 44번째 전범 용의자가 된다.
10년이 넘도록 카라지치 체포 작전을 벌여온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EU는 "이번 카라지치 체포는 새로운 세르비아 정부가 발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중요한 발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라지치와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인 라트코 믈라디치의 체포는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전제 조건 중 하나로 제시돼왔다. 특히 이날 체포는 세르비아의 EU 가입 문제를 논의하는 EU 외무장관 회의 전날 이뤄진 것으로,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라지치가 체포된 뒤 중무장한 세르비아 헌병대가 재판소 건물과 지난 2월 코소보 독립 선언 당시 습격을 받은 베오그라드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 배치됐으며, 일부 카라지치 지지자들은 재판소 앞에 몰려들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클린턴 정부 당시 보스니아 내전을 종식시킨 데이턴 협정을 중재한 리처드 홀브루크 전 유엔 주재 미 대사는 CNN 방송에 출연, 카라지치는 내전 당시 30만명의 희생에 책임이 있으며, "그의 체포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도 성명을 내고 "카라지치 체포는 세르비아 정부가 유고전범재판소에 적극 협조했다는 중요한 표시"라며 전쟁 희생자들에게는 더 없는 희소식이라고 논평했다. 카라지치는 내전 말기인 1995년 스레브레니차에서 보스니아 이슬람 교도 8천명을 학살하는 등 1992년부터 1996년까지 15개 항목의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으며, 1995년 ICTY에 의해 수배된 뒤 지금까지 서방 세계의 추적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해왔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은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엔이‘안전 지대'로 선포한 피난민 주거지인 스레브레니차를 세르비아군이 침공, 8천명의 무슬림들을 살해한 사건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가운데 가장 잔학했던 것으로 꼽히고 있다. 카라지치는 한때 산속에 있는 세르비아 정교회에서 은신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은색 장발을 깎고 수도승으로 변장하며 도피 행각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측은 아직도 세르비아의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카라지치를 세르비아 당국이 비호해왔다고 비난해왔으나 세르비아는 친(親) 서방 성향의 타디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범 체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U는 "이번 카라지치 체포는 새로운 세르비아 정부가 발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중요한 발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라지치와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인 라트코 믈라디치의 체포는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전제 조건 중 하나로 제시돼왔다. 특히 이날 체포는 세르비아의 EU 가입 문제를 논의하는 EU 외무장관 회의 전날 이뤄진 것으로,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라지치가 체포된 뒤 중무장한 세르비아 헌병대가 재판소 건물과 지난 2월 코소보 독립 선언 당시 습격을 받은 베오그라드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 배치됐으며, 일부 카라지치 지지자들은 재판소 앞에 몰려들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클린턴 정부 당시 보스니아 내전을 종식시킨 데이턴 협정을 중재한 리처드 홀브루크 전 유엔 주재 미 대사는 CNN 방송에 출연, 카라지치는 내전 당시 30만명의 희생에 책임이 있으며, "그의 체포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도 성명을 내고 "카라지치 체포는 세르비아 정부가 유고전범재판소에 적극 협조했다는 중요한 표시"라며 전쟁 희생자들에게는 더 없는 희소식이라고 논평했다. 카라지치는 내전 말기인 1995년 스레브레니차에서 보스니아 이슬람 교도 8천명을 학살하는 등 1992년부터 1996년까지 15개 항목의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으며, 1995년 ICTY에 의해 수배된 뒤 지금까지 서방 세계의 추적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해왔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은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엔이‘안전 지대'로 선포한 피난민 주거지인 스레브레니차를 세르비아군이 침공, 8천명의 무슬림들을 살해한 사건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가운데 가장 잔학했던 것으로 꼽히고 있다. 카라지치는 한때 산속에 있는 세르비아 정교회에서 은신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은색 장발을 깎고 수도승으로 변장하며 도피 행각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측은 아직도 세르비아의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카라지치를 세르비아 당국이 비호해왔다고 비난해왔으나 세르비아는 친(親) 서방 성향의 타디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범 체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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