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아데나워(서독 초대 총리)와 빌리 브란트(‘동방정책’을 실시한 서독 총리)가 동독 정치인? 독일 학생들이 동독 역사에 무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베를린 자유대학은 바이에른과 베를린 등 독일 4개 주에 거주하는 15~17살 사이 청소년 5200명을 대상으로 동독에 대한 역사 인식을 조사해 지난달 25일 이렇게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역사 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일수록 동독의 독재 정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옛 동독 지역인 브란덴부르크주와 동베를린 지역의 학생들이 옛 서독 지역의 학생들보다 동독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옛 동독 지역 학생의 절반 이상은 동독의 공산 정권이 독재 정권이 아니었다고 응답한 반면, 서독 지역 학생은 3분의 1 정도만 그렇게 대답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클라우스 슈뢰더는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 대중매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는데, 동독 지역의 구세대들이 학생들에게 그릇된 사고를 심어주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동독의 실상을 배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동독공산당 연구를 위한 연방재단의 라이너 에펠만 이사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정치, 역사에 무관심한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학교에서 정치, 역사 교육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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