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대통령 “그루지야 평화 목표 달성”
러시아가 그루지야와 전쟁을 벌인 지 닷새 만인 12일 군사작전을 종료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에 평화를 이루는 군사작전의 목표가 달성됐기 때문에 작전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우리 평화유지군과 민간인의 안전이 다시 회복됐다”며, 만약 그루지야가 적대 행위를 재개하면 진압하라고 명령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에게 전황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렇게 지시했다. 하지만, 그루지야 정부는 “러시아군이 진격을 멈췄지만, 퇴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휴전 협정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군사작전 종료를 명령함에 따라, 5일째 벌어진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전쟁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전쟁은 지난 7일 남오세티야와 그루지야 사이에 무력충돌이 벌어진 뒤,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내세워 8일 그루지야를 공격하면서 벌어졌다.
앞서, 러시아는 그루지야 영토로 진격해 수도를 위협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자치주에서 그루지야군을 완전히 몰아내고, 그루지야 중부 교통요지 고리까지 진격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2일 전했다. 러시아군이 고리까지 밀고 들어오자, 그루지야군은 수도 트빌리시를 지키기 위해 퇴각했다.
러시아군은 서쪽인 압하지야자치공화국에 진격해, 주그디디와 세나키를 점령했다. 러시아군이 중부와 서부에서 진격하고, 그루지야군은 동부로 후퇴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동서부를 잇는 고속도로를 점령당해, 국토 절반이 잘려나갔다”며, 러시아가 2만명의 군대와 탱크 500대를 내세워 침략했다고 11일 주장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인 2천명, 그루지야는 그루지야인 300명이 숨졌다고 각각 주장했다. 유엔은 남오세이탸에서 3만명, 그루지야에서 5만6천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트빌리시까지 진격하지는 않았지만 퇴각도 하지 않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