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가르델
전설적 가수 가르델 출생지 놓고 아르헨티나와 논쟁
탱고의 본고장은 어딜까?
많은 사람들은 바로 ‘아르헨티나’라고 답한다. 전설적인 탱고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1887/1890~1935)은 아르헨티나 최고의 문화 ‘아이콘’이다. 그런데 이웃나라 우루과이가 가르델이 자기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해, 탱고 원조 논쟁이 일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6일 전했다.
우루과이는 북부 타구아렘보가 그의 탄생지라며 박물관까지 세웠다. 박물관에는 가르델의 출생증명서까지 전시했다. 이 지역에는 그가 우루과이 출신임을 증명하는 위원회도 설치됐다. 앞서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에 유전자 검사를 위해 가르델의 유골을 넘겨달라고 주장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우루과이는 가르델의 아버지가 아내가 죽은 뒤 13살 밖에 안 된 처제와의 사이에서 가르델을 낳은 뒤, 말썽을 피하려 프랑스에서 온 캬바레 무희에게 그를 넘겼고, 가르델이 프랑스로 건너갔다 2~3년 뒤 아르헨티나로 이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가르델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어릴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온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등에서 살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연구팀은 가르델이 우루과이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를 보내고, 이 문제가 우루과이 의회에서 다뤄지기를 원하고 있다.
탱고 논쟁은 독도 논란처럼, 민족적 자존심이 걸린 신경전이 되고 있다. 탱고는 19세기 말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후미진 매음굴과 술집에서 남자 2명이 추던 것에서 발전해 천박하다는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가르델도 이런 환경에서 자랐고, 유명해지기 전 감옥을 다녀왔다는 소문까지 떠돈다. 이런 과거 때문에 가르델이 우루과이 관련 배경을 만들어 자신의 정체성을 헷갈리게 만들고 전과를 숨기려 했다는 설도 있다고 <비비시> 방송은 전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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