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항공기 추락사고로 153명이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
왼쪽 엔진 불…추락은 오른쪽
당국 “테러 아냐” 블랙박스 수거
당국 “테러 아냐” 블랙박스 수거
승객과 승무원 153명이 숨진 20일 스페인 바라하스공항 항공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21일 현재까지는 스펜에어 소속 JK 5022편 사고 여객기가 이륙 직후 왼쪽 엔진에 불이 붙은 뒤,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활주로 옆에 부딪혀 화염에 휩싸였다는 것 정도만 확인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왼쪽 엔진에 불이 붙었다는 것만으론, 사고 원인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왼쪽 엔진의 동력에 문제가 생기면 왼쪽으로 기울어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당국은 사고 비행기가 막 이륙했지만, 뒷바퀴가 활주로를 떠났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이날 밝혔다.
15년 된 MD-82 기종인 사고 여객기는 앞서 첫번째 이륙 때 외부 온도 측정기가 고장나 출발이 한시간 동안 지연됐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 등이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테러 가능성은 없으며, 확실한 사고라고 밝혔다. 항공 당국은 사고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사고 여객기는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을 떠나, 아프리카 북서부 휴양지인 카나리아제도 라스 팔마스로 갈 예정이었다.
부상자 19명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1983년 180명이 숨진 비행기 사고 뒤 스페인에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 사고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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