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권위지 선정 이탈리아 유명식당, 알고보니 ‘가짜’

등록 2008-08-24 13:35

전 세계에 200만명의 독자를 확보하고 와인 애호가의 교본으로 불리는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

미식가라면 누구나 이런 권위 있는 잡지가 선정해 주는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달려가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요리의 참맛을 느껴보고 싶어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오스테리아 르 인트레피도' 식당 역시 최근 이 잡지가 선정하는 최우수 레스토랑 명단에 추가돼 미식가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느 누구도 이 식당의 요리를 맛 볼 순 없다.

이 식당은 바로 음식평론가 로빈 골드스타인이 만들어낸 상상속의 식당이기 때문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식당이 어떻게 권위지가 선정하는 최고 식당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골드스타인은 요리 및 음료 경연대회가 상업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닌지, 또 지원자들의 작품에 대해 세밀한 평가가 이뤄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상의 식당 인트레피도를 만들어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그는 인터넷에 식당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메뉴, 보유 와인 목록, 음식 소개 문안 등을 접수비 250 달러와 함께 잡지사에 제출했다. 그는 과거 이 잡지가 혹평했던 와인들도 식당 보유 와인 목록에 포함시켰다.


골드스타인은 푸아그라를 곁들인 새끼돼지 구이, 가지칩 위의 참새우 구이가 상당히 인상적인 맛이었다며 인테르피도 식당 방문 칼럼기사를 다른 음식잡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결국 와인 스펙테이터도 이 식당을 최우수레스토랑 명단에 포함시켰다.

골드스타인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식당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좋은 업종"이라며 "요리 전문가들과 비평가들은 혼란스러운 수많은 정보 중에서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도적인 조작에 당한 와인 스펙테이터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잡지사측은 "우수식당에 선정되기 위해 지원하는 식당이 매년 4천500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든 식당을 일일이 방문, 평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화 연락 시도, 구글을 통한 위치 확인, 요리평 기사 검색 등을 거치며 사실확인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와인 스펙테이터의 토머스 메튜 편집장은 "골드스타인은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제출하는 등 잡지사측 업무를 방해했다"며 "32년간 이어온 잡지의 권위를 사악한 인물 1명이 망쳐 놓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골드스타인은 지난 5월에는 와인 540병을 일반인 500명에게 맛보게 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많은 와인 소비자들이 와인을 '맛'과 '향'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가격'과 '등급'으로 마시고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실어 와인전문가 사이에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