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OSCE 감시단 추가 배치 요청
그루지야가 러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1990년대 초 영토 내 두 자치 공화국과 내전을 치른 뒤 체결한 휴전협정을 중단키로 하는 등 그루지야 사태가 더욱 꼬여가는 양상이다.
테무르 야코바슈빌리 그루지야 영토 통합 장관은 이날 "1994년 유엔이 중재에 나서 두 자치 공화국과 체결한 휴전협정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루지야 내 친(親)러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는 1990년대 그루지야와 각각 독립 전쟁을 치른 뒤 유엔의 중재 하에 유엔 평화유지군과 독립국가연합(CIS)을 대신한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두 자치공화국에 주둔시키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휴전협정을 1994년 모스크바에서 체결했다.
외교 관계 중단 선언에 이은 그루지야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6일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되며 유엔과 러시아 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1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번 조치는 양국 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사태 해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그루지야 사태 해결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도출, 러시아와 그루지야 양측에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에는 당장 제재 보다는 `평화안 6원칙' 준수를 촉구할 것이라는 것이 외교 소식통들의 전망이다.
러시아 측도 서방과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 듯 상황 개선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인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서방의 이해를 구했다. 또 크렘린궁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완충지대 및 그루지야 상황의 공정한 감시를 위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 추가 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선진 8개국(G8) 회원국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고위 영국 관리는 "G8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아무도 G8을 폐기해야 한다거나 내년에 G8 정상회의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시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지도부의 서방 언론과 접촉도 활발해 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8일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 이어 29일 독일 ARD TV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EU 긴급 정상회담을 언급, "제재 문제는 우리가 개의치 않는 바"라면서 그루지야 사태에 합리적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음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거나 에너지를 이용해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푸틴 총리는 "유럽이 코소보 독립을 인정했다면 두 자치 공화국의 독립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유럽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놀아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최신호는 OSCE가 그루지야 지도부가 어떤 잘못된 판단을 해 군사적 충돌을 초래했는지를 알려주는 결정적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OSCE 작성한 보고서에는 러시아군이 군사 개입을 하기 직전 이미 남오세티야에 대한 그루지야의 공격은 최절정에 이른 상태였고 그루지야 군이 전범 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루지야군이 선제공격을 했고, 남오세티야인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독일의 한 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방이 러시아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1천1명) 가운데 54%를 차지, 반대 응답 35%보다 훨씬 많았으며 그루지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서도 반대 56%, 찬성 20%로 나타났다. 한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그루지야를 이용하려 하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이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시대의 러시아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행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 측도 서방과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 듯 상황 개선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인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서방의 이해를 구했다. 또 크렘린궁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완충지대 및 그루지야 상황의 공정한 감시를 위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 추가 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선진 8개국(G8) 회원국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고위 영국 관리는 "G8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아무도 G8을 폐기해야 한다거나 내년에 G8 정상회의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시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지도부의 서방 언론과 접촉도 활발해 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8일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 이어 29일 독일 ARD TV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EU 긴급 정상회담을 언급, "제재 문제는 우리가 개의치 않는 바"라면서 그루지야 사태에 합리적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음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거나 에너지를 이용해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푸틴 총리는 "유럽이 코소보 독립을 인정했다면 두 자치 공화국의 독립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유럽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놀아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최신호는 OSCE가 그루지야 지도부가 어떤 잘못된 판단을 해 군사적 충돌을 초래했는지를 알려주는 결정적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OSCE 작성한 보고서에는 러시아군이 군사 개입을 하기 직전 이미 남오세티야에 대한 그루지야의 공격은 최절정에 이른 상태였고 그루지야 군이 전범 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루지야군이 선제공격을 했고, 남오세티야인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독일의 한 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방이 러시아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1천1명) 가운데 54%를 차지, 반대 응답 35%보다 훨씬 많았으며 그루지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서도 반대 56%, 찬성 20%로 나타났다. 한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그루지야를 이용하려 하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 전(前) 대통령이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시대의 러시아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행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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