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영국의 조앤 롤링이 집권 노동당에 100만파운드(약 20억원)를 기부했다고 BBC가 20일 보도했다.
올해 선데이 타임스 신문의 부호 명단에서 5억6천만파운드 재산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롤링은 브라운 총리 부부와 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가난한 싱글맘 시절 찻집에 앉아 소년 마법사 해리 포터 이야기를 쓴 롤링은 어린이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당 정부에 자극을 받아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롤링은 "고든 브라운은 선택이나 기회가 배제된 어린이들을 가능한한 많이 구제할 수 있는 조치를 도입하고, 여기에 지속적으로 우선순위를 매겨왔다"며 "노동당 정부는 아동 빈곤의 트렌드를 뒤집고, 영국이 아동 빈곤에서 유럽연합의 선진국이 되게 했다"고 브라운 총리에 지지를 표명했다.
대신 롤링은 결혼한 부부에 대해 감세 혜택을 주기로 한 야당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를 비판했다.
롤링은 "보수당은 과거 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고전하는 사람들보다 부부가 함께 벌고, 자녀도 없는 기혼 커플에 재정적 혜택을 주는 게 가치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며 싱글맘 시절 겪었던 보수당 정부를 상기시킨다고 보수당을 공격했다.
지지율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져 20일 맨체스터에서 개막한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당 내분을 가라앉히고 당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는 브라운 총리는 롤링의 기부로 힘을 얻게 됐다고 BBC는 말했다.
롤링이 노동당에 현금을 기부하기는 처음이며, 노동당은 2005년 총선 때 진 빚 때문에 현재 부채액이 1천800만파운드에 달하는 상황이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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