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런던은행들이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국은행연합회(BBA)는 30일(현지시간) 자금시장에서 하루짜리 달러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달러 리보)가 4.31%포인트 급등한 6.88%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만 해도 달러 리보는 2.95% 수준에 불과했다.
은행간 유로화 대출금리(유리보)는 1개월짜리가 5.05%로 역시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날 7천억달러를 투입해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털어주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구제금융안을 미 의회가 부결시킴에 따라 신용 불안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자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 갈수록 확산된 것이다.
특히 유럽의 은행과 모기지은행들이 연달아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거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내몰리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까지 확산되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더구나 리보는 최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각국의 국제 금융거래에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도 국제자금거래에서 리보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리보가 올라가면 이들이 물어야 하는 자금조달비용도 높아져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RBS의 이코노미스트인 가레스 클라스는 "유동성 공급이 단기적인 처방은 될 수 있지만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은행시스템에 대한 처방책은 아니다"라면서 "금융여건의 급속한 악화가 지속되면 경제에 매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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