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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3 18:58 수정 : 2005.05.03 18:58


좌우 품은 ‘제3의길’ 유효속 야 막판공세
부동층 36% 변수·이라크전 거짓말 족쇄
5일 총선을 하루 앞두고 영국이 막판 선거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애초 이번 선거는 야당인 보수당이 지난 8년 동안 대안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지 못함에 따라, 집권 노동당의 3연속 승리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보다 부동층이 크게 늘어났고, 최근 이라크 전쟁 개전과 관련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거짓말이 드러나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각 당 지지율은 노동당 39%, 보수당 29%, 자유민주당 22%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표 직전의 부동층이 36%로, 직전 선거 때의 21%보다 훨씬 높은 상태다.

◇ 뚜렷하지 않은 정책 차별화=블레어 총리는 기존 노선과 달리 노동시장 유연화, 소득세율 인하 등 성장을 중시하는 ‘제3의 길’을 표방해 왔다. 과거에 비해 우파적 노선을 많이 채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뚜렷한 정책의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국민의료제도의 경우에도, 야당의 공약들은 ‘2008년까지 환자들에게 공공의료나 민간의료를 고를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노동당 공약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정당별 색깔이 크게 차이나는 곳은 조세 및 재정 관련 분야다. 노동당은 과학기술 투자를 늘려 성장의 기반을 확충한다는 방침이고, 보수당은 공공부문 일자리 2만5천개 감축 및 특수법인 168곳 폐지를 통해 재정 지출을 대폭 줄여 조세 감면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자유민주당은 고소득자의 세율은 크게 늘리고 주민세는 없앤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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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판 변수 ‘이라크전’=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전쟁이 불법이라는 내부 경고를 듣고도 이를 무시했다는 내부 문서가 최근 공개돼 궁지에 몰리고 있다.

<선데이타임스>가 1일 총리실 비밀회의록을 입수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블레어 총리는 미국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온 바로 직후인 2002년 7월 내각 핵심 측근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법무부와 외무부는 “이라크 침공이 불법일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도, 블레어가 이를 무시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블레어 총리는 사전에 이라크 전쟁의 불법성을 경고받았다는 주장을 부인해 왔다. 블레어 총리는 “나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두 야당은 이번 이라크전 비밀문건 누출 사건을 막판 역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블레어 총리가 내각과 국민을 모두 기만했다”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 노동당 최초 3선 총리?=이번 선거의 또다른 관심사는 영국 역사상 최초의 노동당 출신 3선 총리가 나오느냐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노동당이 과반수 의석(330석)을 차지해, 당수인 블레어 총리는 자연스레 3선 총리가 된다.

하지만 최근 이라크전과 관련해 블레어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데다, 총리직 이양을 요구하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쪽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어 3선 총리가 현실화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선거기간 대중 지지도도 브라운 장관이 블레어 총리를 앞섰다.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블레어 총리 체제의 노동당 지지도는 40%, 브라운 장관 체제 노동당 지지도는 44%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블레어 총리는 최근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차기 총리를 묻는 질문에 “여러 차례 브라운 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임을 밝혔다”며 총리직 이양 의사를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블레어가 3기 집권에 성공하면, 내년께 브라운 장관에게 총리직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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