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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폴리 여성들 “폭죽놀이와 섹스…택일하라”

등록 2008-12-13 21:22

“어리석은 참상에 이젠 진절머리 나”
"폭죽놀이를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섹스를 할거냐. 택일하라."

이탈리아 나폴리의 여성들이 성탄절과 연말연시 휴가 시즌에 폭죽놀이에 푹 빠져 있는 남편이나 남자친구들을 상대로 이 같이 `협박'하면서 폭죽놀이 자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12일 전했다.

해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시즌에 불법적인 폭죽놀이로 인해 수 십명이 불구가 되고 사망자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나폴리 지역의 여성 30여명은 자체적으로 위원회를 꾸려 폭죽놀이 자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카롤리나 스타야노라는 42세의 가정주부가 맡고 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스타야노는 몇 년전에 남편이 폭죽이 폭발하면서 중상을 입는 사고를 겪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스타야노 위원장은 "지금까지 30여명의 여성들이 동참했고,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해마다 벌어지는 이런 어리석은 참상에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면서 "이제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성관계와 폭죽놀이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폭죽놀이 자제 캠페인 위원회에 참가한 부인과 여자친구의 연령층은 25∼45세라고 스타야노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나폴리의 빈센조 소렌티노 의사였다. 그는 "그동안 폭죽놀이 사고를 막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확신이 더 강하고 늘 자기 목표를 성취하는 만큼, 여성들을 이 일에 끌어들이게 됐다"고 설명한 뒤, "이제 여성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나폴리시(市) 정부도 이 캠페인 지원에 나섰다. 나폴리시 정부는 시민들의 휴대전화에 "폭죽 놀이를 그만두고, 그 대신 사랑을 해라"라는 내용의 SMS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나폴리는 불량 폭죽들을 사용한 폭죽 놀이로 사망자들을 포함해 가장 많은 사고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불량 폭죽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나폴리 청년들은 자신들이 터뜨리는 폭죽들에 `빈 라덴'이나 `마돈나', `사막의 폭풍', `붉은 10월', `투르보3' 등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이탈리아 정부의 지출 삭감을 비난하면서 `예산 폭탄'이라는 명칭을 달았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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