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책’ 기업보다 노동자 먼저
“당신들은 경제위기를 해결할 자격이 없다.”
‘반자본주의·반세계화’ 기치를 내건 시위대 1천여명이 31일 스위스 다보스와 제네바에서 ‘당신들(각국 정상)이 위기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다보스포럼에 모인 각국 정상들과 정·재계 거물들이 경제위기를 초래하고도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세계 경제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세계화 단체인 아탁(ATTAC) 스위스의 플로렌스 프로톤은 “다보스포럼의 참석자들은 이번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경제위기 해법을 논의할 때 포럼장 바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보스녹색당의 알렉스 하이데거는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들은 지난해 포럼에서 세계 경제 상황이 좋다고 말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예견과 달리, 우리는 지금 경제위기에 처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각국 정부가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 대신, 노동자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시위는 눈뭉치와 신발 등을 던지며 비교적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당국이 집회를 불허하면서 격렬해졌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진압에 나서 시위 참가자 60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제네바/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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