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비에 브장스노(34)
반자본주의신당 준비 브장스노 지지율 18% 육박
소년처럼 앳된 얼굴의 우체부가 프랑스 최고의 유명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올리비에 브장스노(34), 프랑스 자본주의 체제를 해체하고 비자본주의적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신세대 극좌파 정치지도자’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적할 만큼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이 된 브장스노가 이번 주말 ‘대중적 극좌정당’을 표방한 반자본주의신당(NPA)을 새롭게 창당한다고 4일 보도했다. 브장스노가 기존 혁명공산주의연맹(LCR)을 해체해 새롭게 창당하는 반자본주의신당은 이미 9천명의 당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기존 혁명공산주의연맹의 3배다.
반자본주의신당은 노동계급과 노조 활동가들뿐 아니라, 중산층 출신의 열렬한 환경주의자, 페미니스트, 반세계화주의자, 불법이민자 옹호자 등도 새 지지기반으로 얻었다. 전 세계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비자본주의 국가’ 주장이 점점 더 많은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새로운 좌파 돌풍에는 옆집 소년 같은 얼굴에 솔직하고 날카로운 말솜씨, 친근한 우편배달부 이미지를 가진 브장스노의 인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과 2007년 대선에 최연소 후보로 출마하며 정치 스타로 부상한 브장스노는 ‘좌파 혁명은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프랑스 좌파의 신세대 주자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극좌파 정치인으로는 유례없는 18%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프랑스인들이 그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성실하고, 유쾌한 노동계급 소년, 정당한 주장을 하는 우체부’다.
위기감을 느낀 우파들은 브장스노가 부유한 아내와 함께 은밀히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가짜 프롤레타리아’라는 주장을 퍼뜨리기도 했다. 브장스노가 전기총 소지를 반대하자, 한 전기총 제조회사 사장이 사설탐정과 전·현직 경찰관들을 고용해 브장스노 가족의 사생활을 감시하다가 지난해 10월 발각된 사건이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기도 했다.
브장스노는 스스로 프롤레타리아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아버지는 교사, 어머니는 심리상담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낭테르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1997년 우체부가 되었다. 부인은 출판 전문가다.
그는 지금도 파트타임으로 일주일에 사흘씩 자전거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한다. 그가 우체부로 일하는 뇌이쉬르센은 역설적이게도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우파들이 모여사는 지역이고, 전 시장은 사르코지 대통령이었다.
브장스노는 ‘좌파’ 운동가의 전형적 이미지인 가죽 점퍼를 입고 수염을 기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잘 손질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머리는 항상 깔끔하게 손질하고, 인터내셔널가보다는 랩 음악을 즐겨 듣는다. 좌파운동의 새로운 전략가로 평가받는 그는 새로 창당하는 당 이름에서 공산주의와 혁명 같은 용어를 빼버렸다. 반자본주의신당의 사이트에서도 트로츠키주의 이데올로기나 공산주의 강령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반핵, 팔레스타인 지지 등 구체적인 목표들을 밝히고 있다. 또. 경제위기를 불러온 실패한 시장경제를 없애고, 은행을 국유화해 단일한 국영은행을 수립할 것, 노동자들의 민주적 체제 수립을 목표로 내세운다. 호소력이 약해진 과거의 좌파 구호를 넘어 ‘지금, 여기’에 맞는 새로운 혁명 이데올로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우리의 정치 논리는 노동계급 운동의 다양한 전통 중에서 최선의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이며, 그것이 트로츠키주의이든, 사회주의, 공산주의, 게바라주의, 급진적 환경주의 등 상관없다”고 말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브장스노는 ‘좌파’ 운동가의 전형적 이미지인 가죽 점퍼를 입고 수염을 기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잘 손질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머리는 항상 깔끔하게 손질하고, 인터내셔널가보다는 랩 음악을 즐겨 듣는다. 좌파운동의 새로운 전략가로 평가받는 그는 새로 창당하는 당 이름에서 공산주의와 혁명 같은 용어를 빼버렸다. 반자본주의신당의 사이트에서도 트로츠키주의 이데올로기나 공산주의 강령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반핵, 팔레스타인 지지 등 구체적인 목표들을 밝히고 있다. 또. 경제위기를 불러온 실패한 시장경제를 없애고, 은행을 국유화해 단일한 국영은행을 수립할 것, 노동자들의 민주적 체제 수립을 목표로 내세운다. 호소력이 약해진 과거의 좌파 구호를 넘어 ‘지금, 여기’에 맞는 새로운 혁명 이데올로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우리의 정치 논리는 노동계급 운동의 다양한 전통 중에서 최선의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이며, 그것이 트로츠키주의이든, 사회주의, 공산주의, 게바라주의, 급진적 환경주의 등 상관없다”고 말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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