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총리
“우리는 세계를 공황에서 구해낼…” ‘공황’ 발언 뒤 취소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대상으로까지 거론되며 경제가 악화하는 영국에서 고든 브라운 총리가 경제를 놓고 ‘공황(depression)’이라는 말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브라운 총리는 하원 주례 질의시간에 “우리는 세계를 공황에서 구해낼 재정적 경기부양책에 동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야당 의원들로부터 해명을 요구받는 소동을 빚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경기후퇴(recession)’는 경기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둔화를 뜻하지만, 공황은 경기후퇴가 오래 지속되고 성장률 감소폭이 10%가 넘을 때를 말한다.
브라운 총리도 평소에는 경기후퇴 내지는 경기둔화(slowdown)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총리실 대변인도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며 “총리는 공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지 오스본 보수당 대변인은 “단순한 실언인지 아니면 총리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5% 감소한 영국의 올 경제가 다른 선진공업국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해 12월 주례 질의 때도 ‘우리는 은행을 구했다’라고 말하려다가 “우리는 세계를 구했다”고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빈축을 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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