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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프 핵잠수함 충돌…양국 ‘쉬쉬’

등록 2009-02-17 02:09수정 2009-02-17 17:17

이달 초 대서양에서 프랑스 핵잠수함과 충돌한 것과 같은 기종의 영국 에이치엠에스(HMS) 뱅가드 핵잠수함이 해수면 위에 떠올라 있다. 영국 국방부 제공/ AFP 연합
이달 초 대서양에서 프랑스 핵잠수함과 충돌한 것과 같은 기종의 영국 에이치엠에스(HMS) 뱅가드 핵잠수함이 해수면 위에 떠올라 있다. 영국 국방부 제공/ AFP 연합
“100만분의 1 확률” 당황…방사능·인명피해는 없는 듯
영국과 프랑스의 핵 잠수함이 대서양 한가운데 해저에서 충돌했다. 양쪽은 핵 방사능 누출이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지만, 두 잠수함은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이달 초 발생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쉬쉬해왔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선>의 16일치 보도가 이 사실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이 사실을 전하며, “영국의 첫 트라이던트급 핵잠수함인 에이치엠에스(HMS) 뱅가드와 프랑스의 핵 미사일을 운반하는 르 트리옹팡 잠수함의 충돌로 두 잠수함의 동체에 약간의 손상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비비시>(BBC)방송의 국방부 출입기자인 캐롤라인 와트는 영국 잠수함이 정박항에 예인돼 입항해야 할만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동체가 움푹 패이고, 긁힌 자국이 남았다”고 전했다.

<비비시>는 “양쪽 정부 모두 핵의 안전이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해군참모총장은 “잠수함들이 저속으로 운항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익명의 영국 관료의 말을 인용해, “뱅가드의 핵 억지력은 영향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르 트리옹팡 잠수함이 순찰 임무를 마치고 회항하던 중 수중 물체와 부딪혔다”며 “수중 음파탐지기가 충돌로 파손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충돌한 물체가 영국 잠수함인지와 사고 날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비시>는 “믿을 수 없을만큼 당황스러운 사건”이라며 “거대한 대서양을 생각할 때, 이건 거의 100만분의 1의 확률”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근처 다른 잠수함을 탐지하는 수중 음파탐지기로 무장한 이들 잠수함은 수중음파탐지를 피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며 “이런 장비가 너무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1958년 결성된 영국의 핵무장반대운동인 시엔디(CND)는 성명을 통해 “최고 수준의 핵 악몽”이라며 “두 잠수함의 충돌로 잠수함들에 탑재된 방대한 양의 핵 원자로와 핵무기가 해저에 누출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야당은 “어떻게 대량살상무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 또다른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한 잠수함과 충돌하게 됐는지 국방부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해명을 촉구했다.

충돌 당시 영국 잠수함에는 135명, 프랑스 잠수함에는 101명의 승무원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엠에스 뱅가드는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4척의 핵잠수함 가운데 1척이다. 양국 핵 잠수함은 길이 150m, 폭 13m로 최대 16기의 미사일에 48기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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