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의 흉상
링컨 흉상으로 대체
영 “양국관계 그림자”
영 “양국관계 그림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설치돼 있던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의 흉상을 영국에 돌려보내자 영국 언론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22일 보도했다.
이 처칠 동상은 2001년 9·11 테러 뒤 당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의 굳건한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빌려준’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동상을 백악관 접견실에 뒀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전 정권 인수팀은 백악관을 새단장하면서 임대기간이 끝났다며 이 동상을 주미 영국 대사관에 돌려보내고, 오바마 대통령의 ‘우상’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흉상으로 대체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양국 관계에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외교관들의 심장 박동이 빨라질지 모른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주미 영국대사관 대변인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뒤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을 가장 먼저 만났다는 사실을 들어 양국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영국 언론의 반응에 대해 “처칠 동상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전에 통상적인 정권 인수 절차에 따라 처리됐으며, 역대 대통령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집무실을 꾸며왔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오바마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후세인 오냥고가 처칠이 집권하던 1950년대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돼 고문까지 받은 사실은 오바마 대통령과 처칠 전 총리의 ‘악연’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