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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브생로랑, 불황도 비켜간 ‘세기의 경매’

등록 2009-02-24 22:39수정 2009-02-24 22:49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인 원명원의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 머리 청동상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인 원명원의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 머리 청동상
소장품 3970억원어치 팔려…미티스 그림 620억 사상최고가
중 “쥐·토끼 동상 경매 중단” 소송…문화재 전쟁 비화 조짐
지난해 6월 숨진 유명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당시 72살)의 개인 소장품 경매에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 프랑스 작가 작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3210만유로(약 620억원)에 팔렸다고 영국 <피에이>(PA) 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박물관의 크리스티경매장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된 경매에서 이날 로랑의 소장품 732점 가운데 2억600만유로(약 3976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개인 작가 작품의 하루 경매 실적으로는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액수로, 세계 경제위기로 경매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고 크리스티 쪽은 밝혔다.

거친 필치와 격렬한 색채 대비가 특징인 야수파의 거장 마티스가 1911년에 유화로 그린 <푸른색과 핑크빛 양탄자 위의 앵초>는 미국인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상파 화가 피에 몬드리안의 1922년 작품 <파랑, 빨강, 노랑, 검정의 구성>은 예상가의 갑절인 1920만유로(약 370억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로랑이 파블로 피카소한테 직접 산 것으로 알려진 <테이블 위의 악기>(1914~15년)는 예상가격 2500만~3000만유로에 훨씬 못 미치는 2100만유로까지만 호가가 이뤄져 유찰됐다.

한편, 크리스티 쪽은 중국 정부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중국 황실 정원 ‘원명원’의 유물을 25일 경매에 부칠 예정이어서 달라이 라마 문제 등으로 불거진 중국과 프랑스의 ‘외교 냉전’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원명원의 유물이 아편전쟁 때 약탈당한 것이라며 파리지방법원에 경매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기각당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원명원 문화재를 경매에 부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중국인의 문화적 권리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유물들은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인 원명원을 지키던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 머리 청동상으로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때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약탈당한 뒤, 로랑에게 넘어갔다.

중국 예술가들도 프랑스에 실망을 표시하고 있다. 장쿤 중국예술협회 부주석은 “이 문화재는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강제로 빼앗아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들이 반성하기는커녕 문화재 소유의 합법성을 주장해 정치적인 갈등마저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인터넷에선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구호도 번지고 있다. 이근영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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