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단체 “내전 상황 발전” 경고
헝가리에서 집시와 반(反) 집시 극우주의자들간의 갈등이 연쇄적인 '피의 보복'으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MTI 통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동쪽으로 65㎞ 떨어진 타타르센트죄르지의 집시 가족이 사는 집에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나 5명의 일가족 중 아버지와 5세 아들이 숨지고 부인과 두 딸은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부자의 불에 탄 사체를 검시한 결과 사인이 총상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으며, 목격자들은 자동차를 타고 있던 범인들이 집에 불을 지른 뒤 집 밖으로 뛰어나온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범행에 이용된 차량은 인근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집시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일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8일 베스프렘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루마니아의 유명 핸드볼 선수 마리안 코즈마(26)가 집시 3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이후 집시 범죄에 대한 비난이 고조돼 왔으며, 이번 사건도 인종 갈등에서 비롯된 집시에 대한 보복 살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 중 집시를 대표하는 모하치 빅토리아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이 화재 원인을 전기 누전이라고 발표하는 등 살인 가능성을 뒤늦게 인지했으며, 초기 대응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비난했다.
집시 인권단체들은 집시를 상대로 한 폭력과 차별을 뿌리뽑기 위해 의회에 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룬고드롬'이라는 집시 단체 지도자인 파르카시 플로리안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집시에 대한 공격을 중단시키고 집시 차별이 종식되지 않을 경우 헝가리는 내전의 상황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해 11월 남부 페치의 주택가에서 집시 부부가 집 안으로 날아든 수류탄이 폭발해 숨지고, 비슷한 시기 북동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유사한 방식의 방화 및 총격이 발생하는 등 지난 1년 간 16차례의 집시 상대 강력 범죄가 일어났으나 경찰에 검거된 범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헝가리의 집시 인구는 60만∼80만명으로 전체 인구(1천만명)의 6∼8%의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경제.사회적으로 최하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수년 사이 헝가리에서는 집시에 대한 차별과 격리, 극우단체들과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룬고드롬'이라는 집시 단체 지도자인 파르카시 플로리안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집시에 대한 공격을 중단시키고 집시 차별이 종식되지 않을 경우 헝가리는 내전의 상황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해 11월 남부 페치의 주택가에서 집시 부부가 집 안으로 날아든 수류탄이 폭발해 숨지고, 비슷한 시기 북동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유사한 방식의 방화 및 총격이 발생하는 등 지난 1년 간 16차례의 집시 상대 강력 범죄가 일어났으나 경찰에 검거된 범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헝가리의 집시 인구는 60만∼80만명으로 전체 인구(1천만명)의 6∼8%의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경제.사회적으로 최하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수년 사이 헝가리에서는 집시에 대한 차별과 격리, 극우단체들과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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