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빅토리아 공주(오른쪽)와 다니엘 베스틀링.
차기여왕 빅토리아 공주 발표에 국민들 ‘열광’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31)가 24일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다니엘 베스틀링(35)과 약혼을 발표했다. 공주와 평범한 서민의 깜짝 약혼 발표에 스웨덴 국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두 사람은 내년 여름께, 1천명 이상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들은 7년 전, 스웨덴의 작은 마을 오켈보의 한 체육관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의 다니엘은 공주와 결혼하는 대로, 바스테르고틀랜드 공작으로 불리게 된다. 이를 위해 스웨덴 왕실은 지난 몇년동안 그를 왕실의 가족으로 훈련시켜왔다. 그는 머리는 짧게 잘라야 했고, 즐겨쓰던 야구모자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언론들도 그를 체육관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칭하도록 권고받았다. 다니엘은 현재 세 군데의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왕실의 중매 결혼을 탈피한 두 사람의 결혼은 평등주의가 뿌리깊은 복지국가 스웨덴의 왕실이 얼마나 유연해졌는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국왕 칼 16세 구스타프는 정부에 두 사람의 결혼승인을 요청했고, 프레드릭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사랑의 승리”라고 화답했다.
지엠(GM)의 스웨덴 자회사 사브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고, 이웃나라 발트3국이 금융위기로 휘청이는 등 삭막한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왕실의 결혼 소식이 스웨덴인들을 기쁘게 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이날 스톡홀름의 궁정 주변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스웨덴 국가를 합창했고, 왕실 웹사이트는 국왕의 약혼발표 동영상을 보려는 스웨덴 누리꾼들의 접속이 폭주해 다운됐다. 현지의 타블로이드판 신문들은 공주의 결혼소식을 톱기사로 실었고, 두 사람을 축하하기 위한 채팅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스웨덴 잡지 <퀸>의 편집장 파멜라 안데르손은 “온 거리가 흥분의 도가니”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