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유혈분쟁 역사
괴한 영국부대 총격 6명 사상…IRA 강경분파 의심
최근 반체제 활동 최고조…‘폭력 되풀이’ 움직임
최근 반체제 활동 최고조…‘폭력 되풀이’ 움직임
7일 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북쪽으로 약 16㎞에 자리한 영국군 부대에서 괴한 두명이 총을 난사해, 군인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체결된 1998년 이후 북아일랜드에서 군인이 살해되기는 처음이다.
이번 테러로 독립을 둘러싼 신-구교도 사이의 분쟁으로 약 30년간 3천명이 숨졌던 북아일랜드의 폭력사태가 다시 점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건의 배후로는 북아일랜드 무장독립투쟁을 이끌었던 ‘아일랜드공화군’(IRA)의 강경 분파가 의심받고 있다. 특히 ‘진정한 IRA’(RIRA)에 의혹이 집중된다고 <더타임스>가 8일 전했다. 1998년 29명이 숨진 오마그 차량 폭탄테러를 저지른 조직으로, 최근 몇년 사이에 재무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 페이즐리 주니어 북아일랜드 의회 의원은 “지난 10년간 이런 테러는 이라크 같은 외국에서 일어나는 줄 생각했는데, 불행하게도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고 우려했다.
영국에서 독립해 아일랜드와 통합을 원하는 구교도(42%) 정당 신페인당과 영국의 일부로 남기를 바라는 신교도(58%) 정당 민주연합당이 2007년 공동 자치정부를 출범시켰지만, 불안한 동거에는 최근 잇따라 경고음이 들렸다.
이번 사건은, 휴 오드 북아일랜드 경찰국장이 “반체제 조직의 활동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특별정찰대의 지원을 요청한 지 이틀 만에 벌어졌다. 지난 1월에는 136㎏의 폭탄이 캐슬웰란 인근에서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경찰 등을 상대로 15차례 공격이 벌어지는 등 테러 움직임도 재개됐다.
아일랜드공화군의 주류는 무기를 버리고 활동을 포기했지만, 최소 4개 강경 분파가 여전히 활동하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반체제 독립파들이 평화 진전과 자치정부 의회의 권력분점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8일 분석했다. 1998년 ‘굿프라이데이’ 평화협정, 2007년 공동자치정부 출범 등으로 어렵게 찾아왔던 평화가 다시 위험에 처한 것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런 점을 우려해, 8일 “어떤 살인자도 북아일랜드인 다수의 지지를 받는 평화 진전을 가로막을 수 없다”며 강경대처 방침을 밝혔다. <업저버>는 “북아일랜드에 다시 냉혹한 테러의 유령이 돌아왔다는 공포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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