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한 짐 짊어지고 집을 나서는 작은 녀석을 보면 측은 한 생각이 절로 든다. “아니 공부는 한국 애들 보다 많이 하지도 않으면서 가방은 왜 이리 무거운 거야!” 아이들 가방 이야기만 나오면 터져 나오는 불만이다. 가방 자체의 무게도 엄청나지만 책도 장난이 아니다.
이 모두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이들의 절약정신에서 나온 불편함이라고 생각하면 좀 어이없을 때도 있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교과서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책 한 권을 가지고 5년 이상을 돌려가며 보니,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겉표지는 딱딱한 합지를 덧대어 표지 무게만 해도 책 한 권은 족이 되지 싶다. 아마 양장본 교과서 한 권이 우리나라 서너 배는 될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잘 만든 책조차 상할까, 측면과 네 모서리에 딱딱한 플라스틱을 덧대는 등, 가방 또한 엄청 튼튼하게 잘도 만들었다. 개구쟁이 들이 이리 집어 던지고 저리 집어 던지며 요란하게 4년을 끌고 다녀도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멀쩡하다.
어릴 때부터 절약정신을 확실히 심어주는 것은 좋지만, 그를 위해 아이들이 짊어져야할 무게가 너무 커, 뭔가 더 중요한 일을 지나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10킬로도 넘는 가방을 메고 한 번 학교에 갔다 오면 마치 완전무장하고 행군에서 돌아온 신병처럼 녹초가 되어 들어선다.
키가 안 크면 어쩌나, 하루에 등하교 때마다 두 번씩이나 육중한 무게에 눌려야 하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처럼 쑥쑥 잘 자라는 독일 아이들을 보면 할 말이 없기는 하다. 여하튼 걱정을 하면서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투덜거리면서 10년째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얼마간 학부모 회의시간마다 으레 나오는 이야기가 가방의 무게에 관한 불만들이지만 10년째 말만 무성할 뿐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징 한 사람들, 한 번 변하기가 어쩌면 이리 어려운 것인지, 10년 전 큰아이가 가지고 다니던 그 가방 그대로 그 책 그대로 하나도 변한 것 없이 작은 아이도 답습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무던한 모습들이 독일의 저력이라 여기다가도,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더 많은 것을 보면, 나는 역시 변화에 민감하고 잘못됐다싶으면 당장 엎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사람인 모양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키가 안 크면 어쩌나, 하루에 등하교 때마다 두 번씩이나 육중한 무게에 눌려야 하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처럼 쑥쑥 잘 자라는 독일 아이들을 보면 할 말이 없기는 하다. 여하튼 걱정을 하면서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투덜거리면서 10년째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얼마간 학부모 회의시간마다 으레 나오는 이야기가 가방의 무게에 관한 불만들이지만 10년째 말만 무성할 뿐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징 한 사람들, 한 번 변하기가 어쩌면 이리 어려운 것인지, 10년 전 큰아이가 가지고 다니던 그 가방 그대로 그 책 그대로 하나도 변한 것 없이 작은 아이도 답습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무던한 모습들이 독일의 저력이라 여기다가도,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더 많은 것을 보면, 나는 역시 변화에 민감하고 잘못됐다싶으면 당장 엎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사람인 모양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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