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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과두재벌들 “국영화 해주오”

등록 2009-03-09 20:28

크렘린궁 몰려가 집단호소
투자여력 없는 정부 ‘곤혹’
1990년대 소련 붕괴 뒤 ‘민영화’로 부를 축적한 러시아 올리가르흐(신흥 과두재벌)의 운명이 러시아를 강타한 경제위기로 크레믈(크렘린궁)의 손에 맡겨졌다.

옛 소련 해체 뒤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올리가르흐는 최근 몇달 동안 계속된 경제위기와 유가 폭락으로 엄청난 채무에 발목을 잡혔다.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광물 등을 독점했던 이들이 2007년까지 부풀었던 원자재 거품이 꺼지자 재앙을 맞은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이 상환해야 할 채무는 1280억달러(약 198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올리가르흐가 갚아야 할 빚이지만, 상환 능력이 없는 기업이 상당수다.

<뉴욕 타임스>는 8일 ‘올리가르흐의 최후의 날?’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올리가르흐들이 지난 1월 크레믈로 몰려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국유화’ 제안을 내놨다고 전했다. 자신들의 자산을 정부에 귀속시키는 대신 서방은행에 진 빚을 갚아달라는 것이었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로브 에드워드 금속산업 분석가는 “누가 정부와 첫번째 거래를 성사시킬지를 둘러싸고 올리가르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가 호황일 때, 석유 등 전략적 산업의 국유화를 추진했던 러시아 정부도 이번에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미 자국 통화인 루블화를 지탱하느라 힘에 부친 정부로선 곤경에 빠진 기업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형 요트와 전용기, 거대한 저택 등을 과시하며 호사를 누렸던 올리가르흐의 삶도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해 5~10월 러시아 주식시장의 초기 붕괴만으로도 <포브스>가 선정한 러시아 최고 갑부 25명이 2300억달러의 재산을 잃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스스로를 러시아의 록펠러나 카네기로 비유했던 이들이 곧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던져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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