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6일 체첸공화국 ‘반테러 작전’ 종결을 선언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러시아 하원 의장은 “국가 반테러위원회는 체첸공화국의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반테러 작전을 명분으로 ‘제2차 체첸전쟁’이 시작된 지 10년 만에, 체첸공화국은 확고한 러시아 영토로 변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란잠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이 결정은 우리가 오랫동안 싸워온 악에 대한 승리”라며 “평화로운 체첸공화국은 러시아의 가족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내무부 소속 병력 2만명은 체첸에서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병력은 반테러작전 종결 뒤에도 계속 주둔할 예정이라고 <이타르타스>는 전했다. 러시아는 체첸 주둔 러시아군의 전체 병력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반테러 작전 종결을 선언한 이유는 체첸 독립파들이 최근 5년 동안 강력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지 못할 정도로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분석했다. 러시아는 친러시아 성향의 체첸 지도자들을 꾸준히 지원해왔으며, 카디로프 대통령의 아버지도 그중 한 명이었다. 역시 대통령이었던 카디로프의 아버지는 2003년 폭탄 테러로 숨졌지만, 아들인 카디로프가 친러시아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카디로프 대통령이 반대파를 납치·살해 등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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