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사카슈빌리(맨 뒤) 그루지야 대통령이 5일 수도 트빌리시에서 약 30㎞ 떨어진 무흐로바니에 위치한 군부대에서 소총을 든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고 있다. 무흐로바니/ AP 연합
“쿠데타 모의 러시아와 연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그루지야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기 전날인 5일 그루지야 정부가 쿠데타 모의 사실을 적발했다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루지야 내무부는 이날 수도 트빌리시에서 30㎞가량 떨어진 무흐로바니 기지 내 탱크부대 소속 군인들이 반란을 기도했지만, 부대 사령관을 체포하고 항복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루지야 정부는 탱크부대가 5일 아침부터 반란을 시도했으며, 반란은 나토의 군사훈련을 방해할 목적도 띠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루지야 정부의 쿠데타 진압 발표는 탱크 30여대와 무장부대가 무흐로바니 군 기지에 들어간 뒤에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쇼타 우티아슈빌리 내무부 대변인은 “이들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며 “러시아 쪽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를 이번 사건과 연결하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루지야 야당 지도자들도 “반정부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쇼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루지야 야당 지도자들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와의 전쟁 패배와 경제위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사임할 것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한편, 나토는 6일 그루지야에서 18개 회원국 1000여명 병력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가 그루지야와 전쟁을 벌인 뒤,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됐다. 러시아는 나토의 군사훈련이 “힘 자랑”이라며 비난해왔고, 이달로 예정됐던 나토와의 고위급 군사회담도 취소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토가 지난주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러시아 주재 나토 관리 2명을 추방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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