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방부 부장관 “아프간 대선위해 병력 늘릴 계획”
“오는 8월20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는 아프가니스탄 평화 정착에 핵심적인 행사가 될 것이다. 아프간인들의 눈으로 봤을 때도 공정하게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빌 라멜 영국 국방부 부장관은 최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8월 대선이 아프간 평화 구축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라멜 부장관은 아프간 정부가 이번 대선을 치르는데 필요한 비용이 3억달러에 이른다며, 영국이 1650만 파운드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다국적군은 지난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이들이 지원한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은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지도 민심을 얻지도 못하고 있다. 라멜 부장관은 “영국 정부는 아프간 대선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8300명인 주둔 병력을 9000명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라멜 부장관은 영국이 아프간전에 참전한 이유는 “아프간 사태가 영국과 국제사회의 안보에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프간 국내의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을 진압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만약 아프간전이 실패한다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프간에서 탈레반 세력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데 대해 그는 “아프간 남부와 동부의 치안은 여전히 좋지않다. 반군들이 자살테러 등 무차별적 공격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상황은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다국적군은 지난 7년 동안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전쟁을 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서는 병력을 점진적으로 철수하면서도 아프간에는 1만7000명을 추가 파병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옛 소련이 1979년~89년 아프간전쟁에서 소모전 끝에 별다른 성과 없이 철수한 뒤 결국 해체의 길을 걷는 등 아프간은 ‘제국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미국과 영국 등 다국적군이 아프간에서 ‘승리’를 거둘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라멜 부장관은 “우리는 이미 아프간에서 진전이 있다고 본다”며 “아프간 정부가 마약 거래를 단속하고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 임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아프간전 참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의료 및 안보 장비 지원을 하는 것은 아프간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군사지원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답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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