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등 우려…공중수영장서 제지도
젖가슴을 드러낸 여성들의 해변가 선텐은 자유로운 프랑스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수영복 상의를 벗고 하의만 걸친 토플리스 여성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 보도했다.
여성도 벗을 수 있음을 보여준 해변가의 토플리스 패션은 여성해방운동의 상징이었다. 자녀 교육에 나쁘다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1968년 이후 중산층 엘리트 여성들이 이 패션을 고집했던 이유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여성운동이 수영복 하의만 걸친 ‘모노키니’를 밀어내고 있다. 피부암 우려 및 외모 중시 풍조에 대한 거부감, 여성들의 의식 변화가 이유다. 최근 18~30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24%가 ‘해변가의 토플리스 차림은 당혹스럽다’고 답했다. 집 정원에서는 57%가 괜찮다고 답했다. 수영복을 판매하는 한 여성은 젊은 여성들이 똑같이 월급을 받고 일과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여성의 중요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토플리스는 더이상 여성주의적 행동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그랑제는 “1960~70년대에 토플리스는 여성해방과 성적 자유, 자연 복귀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욕망이나, 성애, 관능, 완벽한 몸처럼 다른 가치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달라진 시대 흐름 탓에, 요즈음 프랑스의 공중수영장에서는 토플리스 차림의 여성들이 제지를 받고 있다. 수영장 관리자들은 토플리스 차림이 허용되면, 수영모자를 쓰지 않거나 남성들이 수영복을 입지 않아도 제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여성주의자들은 여성의 권리를 이유로 토플리스 차림을 고집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