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4개국 오갈 때까지 몰라
비행기에 몰래 숨어들어 공짜 여행을 하려던 러시아의 한 청년이 5일 만에 비행기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12일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이 보도했다.
지난 9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엔지니어들은 블라디보스토크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의 기체를 점검하던 중 깜짝 놀랐다.
비행기 왼쪽 착륙 장치 쪽에 사람의 손목이 보였고 이내 한 남자의 시신이 눈에 들어온 것.
이 남자는 올해 열아홉 살의 캄차카주 출신 필립 유르첸코로 밝혀졌다.
현지 검찰은 유르첸코가 몰래 비행기에 오른 뒤 상공에서 급격히 떨어진 온도와 산소 부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발견되기 최소 5일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항공사 대변인은 "그가 어떻게 그 공간으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비행기가 지난 4일 기술 점검을 받고 다음날 베이징(北京)으로 떠났고 이후 블라디보스토크와 서울, 이르쿠츠크, 하바롭스크, 니가타(新潟) 등을 오갔지만, 어느 공항에서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비행기 기장은 "착륙장치가 완전하게 닫힌 것을 확인했었고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비행기에 숨어 공짜 비행을 하려는 시도는 그동안 여러 차례가 있었지만 지난 2007년 당시 열다섯 살이던 우랄산맥 서쪽 페름 출신의 안드레이 쉐르바코프를 빼고 모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역시 착륙장치 내 여분의 공간에 몰래 들어간 그는 페름에서 모스크바까지 약 3시간을 여행했다. 그러나 그는 동상으로 손가락 4개를 절단해야 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