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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아랍왕족, 파리 옛 건물 리모델링 논란

등록 2009-08-24 11:58

중동의 아랍왕족이 파리 시내 유서깊은 건물을 매입해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려다 현지 거주민들은 물론 프랑스 유명 예술,문화계 인사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신문들이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문제의 건물은 파리 센강 복판 생 루이 섬에 위치한 '호텔 랑베르'(여기서 '호텔'은 통상 호텔이 아닌 건물을 의미).

파리 예술문화의 중심지인 생 루이 섬 동쪽 끝에 위치해 센강을 굽어보고 있는 호텔 랑베르는 음악가 쇼팽, 문인 조르주 상드,철학자 볼테르 등이 거처했던 유서깊은 17세기 건물로 파리의 옛 시대를 상징하는 국가기념건물 목록에 올라있다.

원래 은행가 기 드 로스칠드 소유였으나 그가 죽기 직전인 지난 2007년 8천만 유로(약1천300억원)에 하마드 빈 할리파 알- 타니 현 카타르 국왕의 동생에 팔렸다.

지난해 말 새로운 소유주가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에어컨디션 시스템등 현대식 설비로 리모델링한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파리역사보존협회를 중심으로 예술문화인과 정치인들이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월 호텔 랑베르가 아주 '열악한' 상태에 처해있다면서 긴급 보존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부식이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고 리모델링을 두둔하고 나섰다.

프랑스의 저명 건축가,예술인들은 이에 약 8천명의 탄원 서명을 받아 법원에 리모델링 중지를 요청하는 한편 리모델링을 허용한 정부의 조치를 맹비난했다.

건축교수인 장-프랑수아 카베스탕과 파리역사보존협회의 피에르 우시오 회장 등은 탄원서에서 "이는 마치 말이 끄는 마차를 리무진으로 바꾸는 격"이라면서 정부가 국가문화 유산을 제대로 보존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리모델링 중지 탄원서에는 연극배우 기 베도와 가수 조르주 무스타키,원로배우 미셸 모르강등이 함께 참여했으며 모르강은 "현대식 건물을 원하면 파리 외곽에 지으라"고 촉구했다.

논평가들은 또 카타르 왕족의 호텔 랑베르 인수를 근래 가까워지고 있는 프랑스-카타르 관계와 연관지으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7년 아랍국 원수로는 처음으로 카타르 국왕을 자신의 엘리제궁에서 맞이한 사실을 지적했다.

리모델링 작업은 오는 11월에 시작될 예정이며 법원은 9월중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y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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