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옥 150채, 2만1천헥타르 황폐화…고대유적 ‘무사’
EU 방재체계 도움…정부 부실 방재 비난
EU 방재체계 도움…정부 부실 방재 비난
그리스 전역을 휩쓸었던 산불이 발생 닷새째에 이르러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소방당국 대변인은 25일 오전 "상황이 매우 호전됐다. 현재 아테네 도(道)에 불길이 남아있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소방대원들이 꺼진 불씨가 강풍에 되살아날 위험에 대비해 화재 현장에서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아테네 북서부 키타이로나스 산과 에비아 섬의 카리스토스에서 항공기와 헬리콥터가 산불을 진압 중이나 불길이 마을과는 멀다고 그는 전했다.
전국적으로 약 6곳에서 발생한 이번 대형 산불 중 특히 지난 21일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마라톤 평야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아테네를 위협하며 맹위를 떨쳤다.
이 산불은 마라톤, 아지오 스테파노스, 네아 마크리, 디오니소스, 피케르미, 펜델리 산 등 아테네 북부 교외를 휩쓸었고 24일엔 아테네에서 불과 20㎞ 떨어진 지점까지 이르렀다.
아지오 스테파노스, 포르토 케르메노 등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유럽연합(EU) 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후 약 2만1천 헥타르(210㎢)의 숲과 올리브 과수원, 잡목림 등이 불에 탔으며 그리스 정부는 가옥 150채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아직 산불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으며 수명이 임시피난처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명이 다쳤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 2천500년 전 2개 신전이 있는 람누스 지역과 고대 마라톤 평원 전쟁 유적을 보관한 마라톤 박물관도 화염에 휩쓸릴 위험에 직면했으나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그리스 문화부는 밝혔다. 네아 마크리 인근의 14세기에 지어진 에프렘 수녀원 역시 불길에 휩싸이기 직전 에 이르렀으나 화마를 면했다. 그러나 산불이 발생한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터였던 마라톤 평원은 화염에 초토화됐다. 이번 산불은 2007년 남부 에비아 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발생해 77명의 사망자를 낸 산불 이래 최악으로 평가된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산불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데에는 EU의 '민방위 공동체 메커니즘'(CMCP) 체계가 한몫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지원한, '물 폭격기'로 불리는 4대의 '캐니데어 CL' 기종은 위력을 발휘했다. 캐나데어 CL을 비롯해 모두 19대의 항공기와 헬리콥터는 지난 24일 하루 1만4천t의 물을 쏟아부어 불길을 잡았다. 또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터키 등은 소방대원들을 지원했으며 물을 적신 수건을 목에 감고 불을 끈 자원봉사자들도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소방당국을 도왔다. 불길은 잡혔으나 언론과 환경단체 및 정치권 등에선 정부의 방재 소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일간지 비마는 "아테네를 믿기 어려운 재앙에 빠뜨린 데에는 변명이 필요없다"며 정원보다 3천명이나 모자라는 소방대원 인력 부족을 질타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그리스사무소 디미트리스 카라벨라스 소장은 "산불 대비 체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제대로 돼 가고 있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산불은 조기총선 위험을 가까스로 넘겨온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신민당 정부에 일격을 가해 조기총선 공방ㅇ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그리스 정부는 아직 산불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으며 수명이 임시피난처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명이 다쳤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 2천500년 전 2개 신전이 있는 람누스 지역과 고대 마라톤 평원 전쟁 유적을 보관한 마라톤 박물관도 화염에 휩쓸릴 위험에 직면했으나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그리스 문화부는 밝혔다. 네아 마크리 인근의 14세기에 지어진 에프렘 수녀원 역시 불길에 휩싸이기 직전 에 이르렀으나 화마를 면했다. 그러나 산불이 발생한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터였던 마라톤 평원은 화염에 초토화됐다. 이번 산불은 2007년 남부 에비아 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발생해 77명의 사망자를 낸 산불 이래 최악으로 평가된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산불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데에는 EU의 '민방위 공동체 메커니즘'(CMCP) 체계가 한몫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지원한, '물 폭격기'로 불리는 4대의 '캐니데어 CL' 기종은 위력을 발휘했다. 캐나데어 CL을 비롯해 모두 19대의 항공기와 헬리콥터는 지난 24일 하루 1만4천t의 물을 쏟아부어 불길을 잡았다. 또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터키 등은 소방대원들을 지원했으며 물을 적신 수건을 목에 감고 불을 끈 자원봉사자들도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소방당국을 도왔다. 불길은 잡혔으나 언론과 환경단체 및 정치권 등에선 정부의 방재 소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일간지 비마는 "아테네를 믿기 어려운 재앙에 빠뜨린 데에는 변명이 필요없다"며 정원보다 3천명이나 모자라는 소방대원 인력 부족을 질타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그리스사무소 디미트리스 카라벨라스 소장은 "산불 대비 체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제대로 돼 가고 있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산불은 조기총선 위험을 가까스로 넘겨온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신민당 정부에 일격을 가해 조기총선 공방ㅇ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