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메드베데프와 합의 이를 것”
2012년 러 대통령 복귀 시사
2012년 러 대통령 복귀 시사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총리는 러시아의 ‘비공식’ 1인자로 불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넘어서는 영향력 때문이다.
푸틴이 2012년 공식 1인자로 복귀할 뜻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1일 전했다. 푸틴은 이날 학자와 기자들로 이뤄진 발다이 클럽 토론회에서 자신이 2008년 5월 대통령에서 물러나면서 후계자로 사실상 지명한 메드베데프와 2012년 대선에서 경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을 앞둔) 2007년에 우리가 서로 경쟁을 했나? 하지 않았다. 2012년에도 경쟁하지 않고 합의에 이를 것이다”며 “2012년 당시 상황, 개인적 계획, 정치환경 등을 우리가 함께 고려해서 결정을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푸틴의 발언을 두고 “2012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내가 물러날 때 메드베데프를 지원했다”는 이날 푸틴의 발언이 “자신의 호의에 메드베데프가 보답할 차례라고 시사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2000년부터 8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한 푸틴은 퇴임 전부터 각종 대통령직 복귀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았다. 푸틴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에도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사실상 최고 권력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푸틴이 2012년 대통령이 되면, 그는 최장 2024년까지 대통령으로 러시아를 이끌 수 있다. 러시아 대통령은 2회까지 연임할 수 있으며, 임기는 지난해 6년으로 늘어났다. 푸틴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최고 인기 지도자여서, 출마하면 당선은 떼놓은 당상이다.
푸틴은 재출마에 대한 논란을 우려한 듯, 영국의 사례를 들어 재출마의 정당성을 밝혔다. 그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물러났을 때 고든 브라운이 곧바로 총리가 됐다”며 “국민들과 상의했나? 하지 않았다. 최고 지도자가 바뀌는 데 두 사람이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자신은 출마하면 선거를 통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기 때문에, 의원내각제에서 선거없이 총리직을 넘겨주는 것보다 훨씬 민주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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