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리는 독일 총선에서 보수연정 출범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친기업 보수정당 자민당(FDP)의 보수진영은 사민당-녹색당-좌파당의 좌파진영에 1%포인트 차이로 추격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포르자가 2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보수진영이 48%를 기록한 반면 좌파진영은 47%로 따라붙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35%, 사민당은 26%, 자민당 13%, 녹색당 11%, 좌파당 10%를 기록했다.
이처럼 좌파진영이 맹추격하면서,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제1당이 되더라도 보수연정 출범은 불확실해졌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이번 총선 뒤 사민당과의 지난 4년간의 ‘대연정’을 끝내고, 자민당과 보수연정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특히 유권자의 20% 내외가 부동층으로 나타나, 실제 투표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르켈이 총리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누구와 손을 잡아 연정의 색깔이 어떻게 되느냐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되는 셈이다. 메르켈이 다시 사민당과 손을 잡아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2005년 선거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던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여론조사에 훨씬 못 미치는 선거 결과를 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민당과 대연정을 꾸려야 했다.
그렇다고 좌파진영 연정이 출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민당은 옛 공산당의 후신이라는 이미지를 못 벗고 동독지역에서만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는 좌파당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또 사민당과 녹색당은 자민당과의 연정을 원하지만, 자민당은 사민당, 녹색당과 함께 꾸리는 소위 ‘신호등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사민당과의 대연정 정권은 환경정책과 가족정책에서 보수당이 참여한 정부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동독 출신 여성으로 소외된 계층의 상징으로 다가와, 진보 진영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 독일 총선은 지역구 299석, 주별 비례대표 299석 등 모두 598석의 연방하원(분데스탁)의원을 뽑는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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