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회복·부자 세금 인상 등 공약
전통 좌파 지지 업고 두자릿수 득표
전통 좌파 지지 업고 두자릿수 득표
27일(현지시각)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좌파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중도좌파 사민당(SPD)의 부진과는 극명한 대비가 되고 있다.
오스카어 라퐁텐 의장이 이끄는 좌파당은 이번 총선에서 11.9%를 득표해 7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5년 총선 당시 8.7%(53석)에 견주면 괄목할 성장이다. 2002년 총선에서 득표율 5%에도 못 미쳤던 좌파당은 이날 “우리가 장벽을 뛰어넘고 두자릿수 득표를 기록해 정당으로서 위상을 확립했다”고 환호했다.
좌파당은 기반인 동독 지역뿐 아니라 사민당의 ‘변절’에 실망한 전통 좌파 지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좌파당은 이번 총선에서 실업자와 저소득층을 집중 겨냥해 복지혜택 원상회복, 시장지향적 개혁 철폐, 부자 세금 인상, 최저임금 상향 조정 등을 공약했다. 좌파당은 총선 기간에 “우리가 경제위기를 초래한 시대적 흐름에 맞서는 유일한 정당”이라며, 중도좌파 사민당 지지층을 끌어모았다. 또 라퐁텐 의장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철수를 주장하면서 “다른 정당들은 모두 전쟁당”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옛 동독 공산당이 한 축을 이룬 좌파당이 ‘외톨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독 공산당에 대한 독일 국민의 뿌리 깊은 거부감 때문이다. 좌파당은 대중영합적이며 동독의 사회주의 복귀를 꿈꾼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 탓에 독일 사민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와 마지못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도 좌파당과 손잡기를 거부해 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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