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음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정식재판에 회부된 도미니크 드 빌팽(55) 전(前) 총리가 28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지난주 유엔 총회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방문지인 뉴욕에서 프랑스 방송과 회견을 하는 가운데 빌팽을 비롯한 '클리어스트림 사건'의 피고 5명을 유죄로 단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 빌미가 됐다.
빌팽 전 총리는 이날 사르코지 대통령이 자신을 유죄라고 언급해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유ㆍ무죄를 단정할 수 없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침해했다면서 파리 지방법원에 사르코지 대통령을 고소했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올리비에 메츠네 변호사는 "유ㆍ무죄 판결은 법원이 하는 것"이라면서 "빌팽 전 총리는 유럽 인권법원에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소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빌팽 전 총리 등 피고 5명은 2004년 사르코지 등 40여명이 룩셈부르크 금융기관인 클리어스트림에 비밀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계좌에는 프랑스 무기를 수입한 대만업체가 제공한 뇌물이 예치돼 있다는 허위제보를 토대로 표적수사를 지시한 혐의로 고소돼 정식 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당시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이 제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권 내의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던 사르코지를 견제하기 위해 빌팽을 통해 표적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었다.
빌팽의 주장은 이후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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