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과반 확보…파판드레우 총재, 3대 걸쳐 총리
포르투갈 이어 중도좌파 선전
포르투갈 이어 중도좌파 선전
4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가 이끄는 중도좌파 야당인 사회당(PASOK)이 승리했다.
70%의 개표가 이뤄진 5일 오전 1시(현지시간) 현재 사회당은 44%를 득표, 전체 300석 중 159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신민주당(ND)은 34%를 득표, 9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써 2004년 3월 총선 패배로 정권을 내준 이후 2007년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던 사회당은 5년 반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카라만리스 총리는 이날 오후 10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파판드레우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신민주당 총재직을 사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파판드레우 총재는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나라를 법과 질서, 연대, 그린 성장 등을 위한 길로 변화시키는 싸움에 승리했다"고 자축하며 "그리스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모든 국민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적자 축소 등 긴축재정을 추진했으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또 고위인사의 잇따른 부패 의혹과 실업률 상승, 폭력 시위와 반정부 테러 등으로 인한 사회 불안 등도 신민당의 역대 최저 득표율에 한몫했다.
파판드레우 총재는 유세 기간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을 강조했으며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서민층 보호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지금은 재정적자 축소보다 경기부양이 필요한 시기라며 30억 유로(약 5조1천400억원)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재정적자는 차기 사회당 정부에 최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 승리에 따라 그리스의 대표적 정치 명문가의 후손인 파판드레우 총재는 조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총리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8월 말 수도 아테네를 위협한 대형 산불이 정부의 방재부실 비난으로 이어진 가운데 카라만리스 총리가 애초 2011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2년 가까이 앞당긴 조기총선을 요청해 실시됐다.
그리스에선 사회당과 신민주당이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을 번갈아 가며 집권해왔다.
한편, 이번 사회당의 승리는 2005년 영국 노동당의 3기 연속 집권 성공과 지난달 포르투갈 사회당 승리에 이어 유럽 내 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중도좌파의 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중도우파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이 제1당의 지위를 지키는 등 유럽 정치 지형은 최근 몇 년 동안 우파의 득세와 좌파의 쇠퇴가 가속화하고 있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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