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사회당 총재가 4일 총선에서 승리한 뒤 아테네의 당사로 들어서면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아테네/AP 연합
총선서 사회당 승리…우파 집권 흐름에 역행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좌파 야당 사회당이 승리해, 5년 반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재가 이끄는 사회당은 4일 치러진 총선에서 99% 개표 현재, 44%를 득표해 전체 300석 가운데 160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반면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신민주당(ND)은 33%를 득표, 91석을 차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사회당이 2004년 3월 총선에서 패배한 뒤 정권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독일 등 유럽에서 중도좌파가 쇠퇴하는 가운데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판드레우 총재는 이날 “정의와 연대, 인간애, 녹색성장의 나라로 바꾸는 데 함께 뭉쳐 큰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카라만리스 총리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총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그리스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카라만리스 총리는 지난 8월 말 아테네 대형 산불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일고 부패 추문에 시달리자 2년 일찍 총선을 실시하는 도박을 선택했다가 ‘무덤’을 팠다.
이번 총선은 경제위기와 집권여당의 부정이 승패를 갈랐다.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치솟고,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어서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 고위 인사의 잇따른 부패 의혹과 폭력 시위 등도 정권 교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회당은 선거 기간에 경기부양, 임금 및 연금 인상, 부유층 증세, 관료주의 혁파, 소기업 지원 등을 약속했다. 파판드레우 총재는 대표적 정치 명문가의 후손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총리에 오르게 됐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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