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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통신원리포트] 통독 19돌…‘머릿속 장벽’ 여전

등록 2009-10-05 20:05

동·서독 정치성향차 뚜렷
‘내적 통일’은 아직도 숙제
독일이 지난 3일로 통일 19돌을 맞았다. 통일행사 공식 지정 도시인 자뷔뤼켄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베를린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거리 축제와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졌다. 특히 이날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대문에서 진행된 거대 꼭두각시 퍼포먼스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목재와 고철로 만든 이 인형들은 각각 높이 15미터와 7.5미터 크기로, 둘이 만나 서로 포옹하는 장면은 동·서독 통일을 연상시켰다. 올해는 독일통일 19돌이지만 장벽 붕괴(11월9일) 20주년이기도 해서, 올해 내내 베를린 시내 곳곳에 장벽붕괴와 관련된 전시회와 행사가 열리고 있다.

통일 20년이 가까워 오는 독일에 아직도 ‘내적 통일’은 숙제다. 이번 독일 총선 결과만 봐도 동·서독의 정치 성향 차이가 뚜렷하다. 동독 지역에선 예년처럼 좌파당이 우세했다. 동독인들은 옛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이 주요 그룹으로 참여한 좌파당을 선택함으로써 서독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독일 시민단체의 통계를 보면, ‘통일이 개인적으로 득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독일인의 23%가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대답했다. 득이 많았다는 비율은 38%에 불과하다. 옛 동독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거나 문화를 그리워하는 ‘오스탈기’가 유행병처럼 동독을 잠식하고, 대부분의 동독 지역엔 인재들이 빠져나가 공동화 현상이 끊이지 않는다.

클라우스 슈뢰더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동독인들이 불만에 가득 찬 이유가 생활수준을 동독시절이 아닌 현재 서독인과 비교하고, 서독의 생활수준을 과대평가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예외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서독 최상류층만 빼면 동·서독 주민의 약 80% 정도가 생활수준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드레스덴, 작센안할트 등 몇몇 동독지역은 첨단 산업이 정착·발전하고 있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동독지역에 1조6000억 유로(약 2740조원)가 투자됐고, 앞으로도 20년간 계속 연간 10억 유로가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일간 <쥐드도이체>의 주필 옌스 비스키는 독일인의 머릿속 장벽은 좀처럼 사라질 것 같지 않지만, 영화와 문학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 전부터 통일과 통일 이후를 다룬 영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굿바이 레닌>과 <타인의 삶>, 문학작품으로 <새로운 삶들>, <탑>이 대표적 예다. 동·서독은 이런 영화와 문학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통일을 이뤄가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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