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요 출판사들이 잇따라 일본해 단독 표기를 중단하는 등 독일에서 동해 병기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
21일 주독대사관에 따르면 독일 최대 교과서 및 지도 제작업체인 크레트 출판그룹의 슈테판 프리쉬 편집인은 최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방문한 대사관 관계자에게 "폴커 슈트라이벨 사장이 새로 개정되는 지리 교과서 및 지도에 동해를 병기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세계 지도인 `하크 벨트아틀라스(Haack Weltatlas)' 등 지난해 12월 이후 제작된 모든 지도에 동해(Ostmeer)와 일본해(Japanisches Meer)를 병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트라이벨 사장은 지난해 11월 대사관 관계자가 튀링겐 주 고타에 있는 회사를 방문해 관련 자료를 전달하고 병기 필요성을 강조하자 "이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개정판 출간 시 한국측 입장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독일 최대의 여행 정보 및 지도 제작회사인 메르디몽 출판사도 향후 제작하는 지도에 동해를 병기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최근 발행한 중국여행 안내책자에 이미 동해를 `일본해/동해'로 병기했다.
특히 이 회사는 팔크, ADAC, 쉘, RV, HB 등 7~8개의 여행용 지도를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어 이번 결정이 큰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메르디몽 사는 그동안 한국 측의 동해 병기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제수로기구(IHO)의 1953년 지침에 의거해 일본해를 단독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대사관 측이 각종 자료를 보내고 관계자가 직접 찾아가 근거를 설명하자 볼프강 콜프 사장이 최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또 다른 독일의 지도전문 출판사인 볼프강 쿤트도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사관 관계자는 "독일 내 주요 지도 및 지리 교과서 출판사를 대상으로 일본해 단독표기의 역사적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편 지명 분쟁의 경우 당사국이 합의하기 전까지 해당 지명을 병기할 것을 권고하는 유엔의 권고사항 등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독일 출판사의 지도가 독일 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어 병기가 이루어질 경우 국제적으로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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