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연정 내주 출범…메르켈 집권 2기 시작
240억 유로 감세 확정…베스터벨레 “핵탄두 철수 추진”
240억 유로 감세 확정…베스터벨레 “핵탄두 철수 추진”
독일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이 24일 보수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 승리한 뒤 협상을 진행해온 양 당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마라톤 회의 끝에 차기 정부의 정책에 모두 합의했다.
이로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 주 연정 파트너를 사민당(SPD)에서 기민당으로 바꿔 보수 색채의 집권 2기 정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당수와 함께 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연정의 정책으로 독일이 확신을 갖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가 좋은 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 연정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용감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맡을 베스터벨레 당수도 이번 합의가 "독일을 위한 위대한 나침반"이라고 강조했다.
양 당은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었던 감세 규모를 집권 4년간 240억유로로 확정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총선에서 서민층에 초점을 맞춰 150억유로의 세금감면을 공약한 반면 자민당은 소득세를 전반적으로 인하해 세금을 350억유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었다.
세금감면의 주 수혜층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그리고 자녀가 있는 가구들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8년간 연정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던 양 당은 다른 분야에서는 비교적 쉽게 합의에 도달했다. 총선에서 원전 가동시한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양 당은 2021년까지 17개 원전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다는 기존 대연정의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양 당은 또 공공의료보험 개혁의 윤곽에서도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한 뒤 2011년 이후 개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양 당은 아울러 자녀 양육 지원금을 인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외교 분야에서는 베스터벨레 새 외무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입장대로 독일에 배치돼 있는 150기의 미국 핵탄두의 철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미국 등 다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의 마찰을 예고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특별한 찬성이나 반대의 견해를 표명하지 않은 채 EU와 터키의 협상 결과를 수용하되 만약 EU가 가입을 거부할 경우 터키에 준회원 격인 '특별동반자 관계'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와 관련, 독일이 4천200명의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아프간 정부에 더욱 큰 책임을 떠안도록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차기 내각의 당별 각료 배분도 마무리됐다. 양 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재무장관을 기민당이, 경제장관은 자민당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름은 발표하지 않았다. 독일 언론은 기민당 원로인 볼프강 쇼이블레 현 내무장관이 재무장관에, 자민당의 라이너 브뤼더레 의원이 경제장관에 기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하원의원 중 최다선(11선)으로 1990년 통일 당시 서독 내무장관으로 통일 조약에 서명했고 이후 기민당 당수를 지낸 쇼이블레 차기 재무장관은 독일 경제를 전후 최악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경기부양책과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 됐다. 그는 통일 직후인 1990년 10월 선거 유세 도중 정신이상자의 총격을 받아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면서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내무장관에는 토마스 드 메지에르 현 총리 비서실장이, 총리 비서실장에는 롤란트 포팔라 현 기민당 사무총장이 지명될 것으로 보이며 기사당의 차세대 기수인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현 경제장관은 국방부를 이끌게 됐다. 보건장관으로는 자민당 소속의 베트남계 정치인 필립 뢰슬러가 유력하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뒤 어렸을 적 독일로 입양된 그는 독일 역사상 첫 번째 아시아계 장관이자 최연소(36) 각료가 된다. 현재 니더작센 주 경제·노동·교통장관인 그는 의사 출신으로 정부의 공공의료보험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베를린=연합뉴스)
세금감면의 주 수혜층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그리고 자녀가 있는 가구들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8년간 연정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던 양 당은 다른 분야에서는 비교적 쉽게 합의에 도달했다. 총선에서 원전 가동시한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양 당은 2021년까지 17개 원전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다는 기존 대연정의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양 당은 또 공공의료보험 개혁의 윤곽에서도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한 뒤 2011년 이후 개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양 당은 아울러 자녀 양육 지원금을 인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외교 분야에서는 베스터벨레 새 외무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입장대로 독일에 배치돼 있는 150기의 미국 핵탄두의 철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미국 등 다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의 마찰을 예고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특별한 찬성이나 반대의 견해를 표명하지 않은 채 EU와 터키의 협상 결과를 수용하되 만약 EU가 가입을 거부할 경우 터키에 준회원 격인 '특별동반자 관계'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와 관련, 독일이 4천200명의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아프간 정부에 더욱 큰 책임을 떠안도록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차기 내각의 당별 각료 배분도 마무리됐다. 양 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재무장관을 기민당이, 경제장관은 자민당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름은 발표하지 않았다. 독일 언론은 기민당 원로인 볼프강 쇼이블레 현 내무장관이 재무장관에, 자민당의 라이너 브뤼더레 의원이 경제장관에 기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하원의원 중 최다선(11선)으로 1990년 통일 당시 서독 내무장관으로 통일 조약에 서명했고 이후 기민당 당수를 지낸 쇼이블레 차기 재무장관은 독일 경제를 전후 최악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경기부양책과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 됐다. 그는 통일 직후인 1990년 10월 선거 유세 도중 정신이상자의 총격을 받아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면서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내무장관에는 토마스 드 메지에르 현 총리 비서실장이, 총리 비서실장에는 롤란트 포팔라 현 기민당 사무총장이 지명될 것으로 보이며 기사당의 차세대 기수인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현 경제장관은 국방부를 이끌게 됐다. 보건장관으로는 자민당 소속의 베트남계 정치인 필립 뢰슬러가 유력하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뒤 어렸을 적 독일로 입양된 그는 독일 역사상 첫 번째 아시아계 장관이자 최연소(36) 각료가 된다. 현재 니더작센 주 경제·노동·교통장관인 그는 의사 출신으로 정부의 공공의료보험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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