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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연임 성공한 메르켈 독일 총리

등록 2009-10-24 19:13

대연정에서 보수연정 지도자로..경제위기 극복으로 신뢰

'조용한 카리스마'..평범.소탈도 인기 비결

독일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이 24일 차기 연정 구성에 최종 합의해 연임을 확정한 앙겔라 메르켈(55) 총리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지난 4년 집권 동안 대연정을 이끌고 세계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기면서 당파를 초월한 국가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전후 최연소 총리인 메르켈은 2005년 취임 때만 해도 참신성이 주무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무게와 안정감, 냉철함을 갖춘 '경세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명단에서 4년째 1위를 지키면서도 집에서는 남편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등 평범하고 소탈한 모습을 잃지 않는 것도 인기의 비결이다.

메르켈 총리가 4년 전 동독 출신 여성 정치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정치 입문 15년 만에 남성, 가톨릭 중심의 보수정당 당수를 거쳐 3기 집권을 노리던 노련한 승부사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물리치고 총리직에 오른 것은 독일 정치지형에 새로운 지평을 연 엄청난 사건이었다.

헬무트 콜 전 총리가 키운 '정치적 양녀(養女)'로 성장했으나 끈기와 결단력으로 권력쟁취에 성공한 우파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견주어 '독일판 철의 여성'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노조를 분쇄하는 데 힘을 쏟은 대처와는 달리 메르켈은 노조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무절제한 자본주의를 경계하는 등 '따뜻한 보수주의자'로 간주된다.


1954년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메르켈은 어릴 때 목사인 아버지의 임지인 베를린 북쪽 50km, 구동독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이후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78년부터 1990년까지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등 동독에서 살았다.

물리학 박사 메르켈의 정치 입문은 1989년 동독 민주화 운동 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의 대변인 서리에 임명된 메르켈은 그해 동.서독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 1994년 환경부 장관에 오르고 1998년 총선에서 기민당이 패한 뒤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2000년 4월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을 때만 해도 비자금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기민당 지도부가 이미지 개선용으로 내놓은 '일시적 대타'이자, 평소 '내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임해준 콜 전 총리의 후광 덕택으로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메르켈은 비자금 스캔들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콜 전 총리의 당수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주장했으며 2000년 9월에는 원내 의장까지 겸임했다.

2002년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은 기민당 당수면서도 소수 정당인 기사당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에게 총리 후보 자리를 넘겨줬다. 그 대가로 당권을 확고하게 장악한 메르켈은 2002년 다시 당수와 원내의장에 선출됐다. 결국 2005년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기민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후 최대 위기였던 60년 만에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외적으로 냉정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실타래를 풀어나가 국민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줬다.

1982년 첫 남편인 울리히 메르켈과 이혼한 메르켈 총리는 1998년 화학과 교수 요아힘 자우어와 재혼했으나 자녀는 없다. 고전음악팬으로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며 휴가 때는 알프스 산중에서 하이킹을 즐긴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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