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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블레어 ‘초대 EU 대통령 꿈’ 불발

등록 2009-10-30 20:22수정 2009-10-30 23:50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관리형’ 중도우파 선호…영국민도 31%만 지지
토니 블레어(사진) 전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초대 대통령의 꿈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블레어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29~30일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반대론이 확산돼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정식 명칭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인 유럽연합 대통령 자리는 유럽연합의 통합 단계를 끌어올리는 리스본 조약에 따라 새롭게 마련된다.

유럽의 좌파정권 지도자들은 대통령은 중도우파 정부에서 배출하고, 유럽연합 외무장관을 좌파정권에서 배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자연스레 노동당 출신의 블레어는 배제된다. 강력한 지도자보다는 ‘관리형 의장’을 유럽연합 대통령으로 앉히려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조용한 지도자’가 27개 회원국의 이익을 배후에서 조정하는 구실에 제격이라는 것이다. 이런 몫을 맡기에 10년간 영국 총리를 지낸 블레어는 지나친 ‘대어’라는 평가다.

영국에 대한 반감도 작용하고 있다.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은 이날 영국이 유로화 도입을 거부하고 비자 확인 없이 유럽연합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에도 가입하지 않는 등 ‘따로 놀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영국의 전 총리는 유럽연합의 통합을 이끌고 대외적으로 유럽연합을 대표할 지도자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레어가 유럽 각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전을 지지했던 것도 반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블레어를 지지해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지지를 철회하고, 여성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이 전했다.

이 때문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블레어가 탁월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호응은 별로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영국 안에서도 ‘유럽연합 대통령 블레어’에 대한 지지가 싸늘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여론조사 결과, 영국인의 31%만이 블레어가 유럽연합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 상반기 총선에서 영국 보수당 정권의 집권이 유력한 가운데, 보수당이 반대하는 블레어를 대통령에 앉혔을 경우 마찰도 우려된다.

블레어를 제외하면,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파보 리포넨 전 핀란드 총리,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전 라트비아 대통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30일, 다음달 중순께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열어 초대 대통령을 누구로 선출할지 다시 논의하고, 12월1일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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