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20년전 우리는 자유만 말했지 책임은 얘기하지 않았다”

등록 2009-11-03 20:44수정 2009-11-03 23:11

탈러시 헝가리 전략방위연구소장
탈러시 헝가리 전략방위연구소장
[베를린장벽 붕괴 20년] 역사의 현장을 가다
④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처형 현장
탈러시 헝가리 전략방위연구소장
지난달 12일 만난 헝가리 체제 전환 전문가 페테르 탈러시(48) 소장은 헝가리의 체제 전환 20년을 아직 미완성으로 평가했다.

-체제 전환 20년의 성과는?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유 체제를 받아들였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옳았음을 확인했다. 이제 사람들은 자유롭게 시위하고 유럽으로 공부하러 가고 여행도 할 수 있다. 20년 전보다 독립적인 경제를 갖춘 것도 성과다.”

-하지만 서민층 등의 불만은 높아 보인다.

“20년 전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만 말했지, 책임이 많아질 것은 얘기하지 않았다. 부를 얻은 게 아니라, 부를 얻을 ‘기회를 얻었을 뿐’임을 모른다. 자본주의의 좋은 점과 사회주의의 안정을 동시에 가지려고만 한다. 10년도 못 타는 차를 10년 할부로 사고, 정부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고 기대하는 식이다. 공산주의 시절의 생각을 바꾸지 못하고, 독일 등 최고 소득 수준의 나라와만 비교한다. 국민 상당수는 체제 전환 이후의 삶이 더 짧다. 20년은 긴 시간이 아니라 아주 짧은 시간이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헝가리가 구제금융을 받은 것은 일종의 ‘실패’로 볼 수 있지 않나?

“공산주의 시절 경제구조는 빚을 끌어와서 빚을 갚는 불안한 상태였다. 체제 전환 이후에도 소비와 생산의 간극을 계속 빚으로 메우면서, 사회를 지탱하기 어려웠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체제 전환이 아니라, 전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긴축재정에 실패했고, 장기적 안목 없이 정책을 펴왔다.”

-옛 공산주의 엘리트의 지배가 계속된다는 비판이 있는데?


“선거에서 최고가 아니라 차악을 고른다. 공산당이 사회당으로 전환됐을 뿐, 낡은 공산정권이 정치·경제적 권력을 모두 갖고 있다. 권력층이 체제 전환 과정에서 주요 기업과 토지 등을 인수하고 쉽게 부자가 됐다. 정치인들은 20년간 똑같았고, 그래서 진정한 변화가 없다.”

-헝가리 발전의 숙제는?

“국민들이 권리와 함께 의무를 생각해야 한다. 의무와 권리의 균형을 맞춰야 민주주의가 정착된다. 앞으로 20년도 민주주의 전환의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부다페스트/글·사진 김순배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