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생체공학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인공 손가락이 영국에서 공개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8일 전했다.
영국의 터치바이오닉스(Touch Bionics)사가 이날 출시한 인공 손가락 '프로디지트(ProDigits)'는 단단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에 초소형 모터가 부착된 장치로 구부리거나 움켜쥘 수 있으며, 물건을 가리키거나 집어들 수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손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동안 의수에 의지할 수 있었지만, 손의 일부만 절단된 사람에게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인공 손가락의 개발로 이들의 삶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장치는 사지나 손가락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뇌가 평상시처럼 이를 움직이기 위해 신경과 근육에 보내는 신호를 이용한다.
정밀한 감지 장치가 뇌가 보내는 신호들을 중간에서 가로채 인공 손가락에 부착된 소형 모터를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손을 감싸는 덮개에 고객 주문에 맞게 제작되는 손가락 다섯 개까지 부착될 수 있으며, 덮개는 인공 피부로 만들 수도 있다.
장치 가격은 평균 3만5천-4만 파운드며,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이미 거쳤다.
심한 세균성 전염병을 앓은 뒤 양손 일부가 절단된 피아니스트 출신 마리아 안토니아 이글레시아스(42)는 인공 손가락의 도움을 받아 스푼과 포크, 물컵 등을 쥐고 글도 다시 쓸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피아노도 다시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심한 혈전 장애로 오른손 손가락을 절단한 에릭 존스(42) 씨는 이제 자녀와 함께 레고 게임을 하고 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도 한다.
그는 "인공 손가락을 통해 어떤 의수도 제공하지 못했던 움켜쥐는 능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놀라운 기술이라고 감탄했다.
hisunny@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