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선 결선투표
친러파 야누코비치 당선 유력
친러파 야누코비치 당선 유력
2004년 ‘오렌지 혁명’은 빛바랜 추억으로 되돌아 갈 것인가?
7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야당의 친러파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 총리가 박빙의 승부 끝에 오렌지 혁명의 주역 율리아 티모셴코(49) 총리를 누르고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04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시비 뒤 수만명이 참가한 오렌지 혁명으로 물러났던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화려하게 복귀하는 셈이다. 야누코비치 전 총리는 지난 1월17일 1차 투표에서 35.32%, 티모셴코는 25.05%를 득표했다.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승리할 경우, 유럽연합 통합 추진 등의 친서방 정책이 다시 친러 정책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오렌지 혁명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데는 혁명의 동반자였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총리의 갈등에 따른 정치적 혼란과 경제상황 악화 등에 국민들이 돌아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차 투표에서 5위에 그친 유셴코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티모셴코 총리에게 투표하라고 호소하는 대신 모든 후보에게 반대하라고 밝혔다. 국민들 사이에는 “오렌지 팀이 집권한 동안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004년 오렌지 혁명 때처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티모셴코 총리는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선거법을 고쳐 부정선거가 가능해진 만큼 “공정한 선거는 이제 끝났다”며, 지지자들이 제2의 오렌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 주변에는 약 40여개의 텐트가 설치되는 등 선거 뒤 시위가 준비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7일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치 연구단체인 펜타 센터의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새로운 혁명의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면서도 “법원과 의회, 거리에서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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