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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탈리아 ‘맥이탤리’ 논쟁

등록 2010-02-09 19:55수정 2010-02-09 22:08

루카 자이아 이탈리아 농업산림장관이 지난달 26일 로마의 맥도널드 1호점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자국산 원료만을 사용하는 맥도널드 새 햄버거 ‘맥이탈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루카 자이아 이탈리아 농업산림장관이 지난달 26일 로마의 맥도널드 1호점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자국산 원료만을 사용하는 맥도널드 새 햄버거 ‘맥이탈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정부, 햄버거 인증에 홍보까지
야당 “누굴 위한 정부냐” 비판
* 맥이탤리 : 맥도널드 신제품
패스트푸드에 맞선 슬로푸드운동이 시작됐던 이탈리아에서 ‘맥도널드 논쟁’이 뜨겁다.

논쟁은 이탈리아 농업산림부가 지난달말 맥도널드 이탈리아의 신제품 ‘맥이탈리’ 햄버거가 순전히 이탈리아산 고기와 소스, 채소만을 사용했다는 인증을 내주면서 시작됐다. 비판여론이 이는 가운데, 루카 자이아 농업장관이 최근 맥도널드 1호점인 로마 트레비 분수 앞 맥도널드 가게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일일 홍보원으로까지 나서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자이아 장관은 ‘맥이탈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탈리아 농민들에게 매달 350만유로를 안겨줄 것이며, 수주 안에 새로운 이탈리아산 햄버거와 샐러드가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들에 나가 한번도 손에 흙을 묻혀본 적도 없는 좌파들의 넋두리”라고 일축하며 “맥이탈리는 원산지 보호를 받는 건강식”이라고 강변했다.

1986년 맥도널드의 이탈리아 진출에 맞서 슬로푸드운동을 시작했던 카를로 페트리니는 <라레푸블리카> 기고문을 통해 “정부가 나서서 이탈리아 음식문화를 망치고 있다”며 “맛의 세계화는 표준화·동질화에 다름아니다”고 비판했다. 슬로푸드 운동은 1986년 맥도날드가 로마에 1호점을 열자 미각의 즐거움, 전통음식보존 등의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운동으로 현재는 전세계적인 민간운동으로 확산됐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니코데모 올리베리오 의원도 “장관이 이탈리아를 위해 일하는지 맥도널드를 위해 일하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자이아 장관은 첫주에 10만개 팔리는 등 기대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탈리아 언론들은 “미각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이탈리아인들에게 맥이탈리는 허접한 음식”이라고 전했다.

류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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