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치인, 은행정보 매입 추진 독일에 경고
독일이 탈세 조사를 위해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고객 정보를 매입할 경우 독일 공직자들의 비밀 계좌를 폭로할 것이라고 스위스의 유력 정치인이 경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스위스 최대 정당인 우파 스위스국민당(SVP) 소속인 알프레트 헤어 의원은 14일 독일 대중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독일의 정치인과 법관들이 탈세를 위해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에 계좌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만약 독일이 도난당한 은행 정보를 매입할 경우 국민당은 법률을 개정해 독일 공직자들의 스위스 계좌를 전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어 의원은 스위스국민당 취리히 칸톤 주(州)의 위원장이며 스위스 납세자 연맹의 회장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달 초 독일인 1천500명의 은행 자료가 담긴 CD를 250만유로에 사들일 용의가 있다면서 자료 매입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CD 매입을 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약 2천명의 계좌 정보가 들어있는 제2의 CD를 사라는 제의를 받았다.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는 이 CD가 UBS와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고객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는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달초 스위스의 피르민 비쇼프 의원은 도이칠란트풍크 라디오에 출연, 은행 정보를 빼내 팔아넘기는 것을 "신종 은행강도"라고 규정하면서 "과거에는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돈을 강탈했지만, 오늘날은 데이터를 훔쳐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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