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 범인 감옥서 글 올려
영국 남동부에 사는 배리 미젠은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페이스북 때문에 요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16살 아들 지미를 살해한 범인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된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가족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리는 “지미는 불쌍한 패배자”라고 쓴 살인범의 글을 본 적도 있다고 했다. 배리는 “구역질나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사이트는 본래 가까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소식을 주고받는 용도이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반대로 범죄자가 희생자를 조롱하고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8일 보도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당국이 재소자들의 페이스북 사용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재소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감독자 입회 아래 교육적 목적에 한해 허용하고 있지만, 재소자들은 여러 방법으로 감시를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을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08년 재소자들이 불법으로 갖고 있는 휴대전화 3800개 이상을 압수했다. 영국 당국은 최근 범죄 희생자를 협박한 재소자 30명의 페이스북 사용금지를 페이스북 쪽에 요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세계 페이스북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만 해도 400만명 이상인데 이를 관리하는 직원은 소수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타임>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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