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1960년대 식민지인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에서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알제리인 150명을 대상으로 인체실험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당시 프랑스의 핵실험에 정통한 알제리 연구기관의 핵과학자 안마르 만스리는 전날 수도 알제에서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서 이같이 폭로하면서 프랑스 정부의 관련기록 비밀해제와 사실관계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은 지난 16일 군 기밀문건을 인용해 군 당국은 1960년에서 1966년 사이 알제리 사막의 핵실험 현장에 핵무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효과를 연구하려고 군인들을 보내 생체실험을 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증언이 사실이면 프랑스 당국이 핵실험을 하면서 군 병력뿐만 아니라 알제리 민간인까지 인체실험 대상으로 투입했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만스리는 핵실험에 참여한 프랑스군 병사의 증언을 토대로 알제리인들이 생체실험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부 레간 부근에서 이뤄진 지상 핵실험 후 방사능의 영향을 조사할 목적으로 핵폭발이 일어난 폭심지(爆心地)에 알제리인들을 데려 가는 등 "몰모트(시험용쥐)처럼 취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하라 사막에서 프랑스가 최초의 핵실험을 한지 50주년을 맞아 알제에선 22일부터 각국의 피폭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르 파리지앵은 1961년 4월 25일 사하라 사막에서 '제르부아즈 베르트'(녹색 설치류)란 암호명으로 실시된 핵실험 당시 프랑스 군인에게 폭발 1시간도 안돼 핵폭발의 중심부에서 수백m 이내로 걸어서, 혹은 트럭을 타고 접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당시 명령이 핵 공격의 여파 속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려진 것으로 소개했다. 프랑스는 1960년대 사하라 사막에서 17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jianwai@yna.co.kr
이 신문은 당시 명령이 핵 공격의 여파 속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려진 것으로 소개했다. 프랑스는 1960년대 사하라 사막에서 17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jianwa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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