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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브라운 영국 총리 ‘빈곤아동 강제이민’ 반세기만의 사과

등록 2010-02-25 20:37수정 2010-02-25 20:38





“발을 따뜻하게 하는 최선의 길은 방금 눈 소똥을 밟는 것이었다.” 마르셀 오브리언(65)이 4살 때 보내진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농장은 악몽 그 자체였다. 신발도 옷도 없었다. 그는 “내 어린시절 전부와 희망과 기쁨을 잃어버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브리언처럼, 1920~1960년대 영국 본토에서 옛 영국 식민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캐나다 등으로 보내진 빈곤 가정 어린이는 약 15만명에 이른다. ‘가난한 어린이에게 새 보금자리를 찾아준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속내는 영국은 사회복지 부담을 덜고,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백인 인구 증가를 원하는 것이었다. 보호시설에 머물던 아이들을 고아로 속이거나, 부모의 동의도 없이 낯선 땅으로 보냈다. 이들을 기다린 것은 시골농장과 고아원, 교회 등에서의 육체적·성적 학대였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런 아픈 과거에 대해 24일 공식 사과했다. 그는 이날 하원에서 “진심으로 유감스럽다”며 “가장 취약한 시기에 멀리 보내고, 국가는 이들을 보살피는 대신 외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총리는 아동이민자들이 가족들과의 재결합을 지원하기 위해 600만파운드(약 107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아동이민자협회 해롤드 헤이그는 “정부가 사과를 해서, 정부와 아동이민자가 서로 화해를 할 수 있기를 평생동안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약 7000명의 생존자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살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25일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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